무역보험공사 해외 기업에서 못 받은 돈 1조6000억원···대책 마련 필요
지난 7월 기준 해외채권 발생액 5.7조 해외 지사 통해 회수 노력하지만 역부족
한국무역보험공사 해외 채권 가운데 상당 부분이 채무자 파산이나 영업 중단 등으로 회수되지 못한 채 종결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보험공사는 해외 지사 등을 통해 채권 회수에 노력을 기하고 있지만 회수율 저하로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실이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무보의 해외 채권 발생액은 5조7699억원에 이른다.
채무자 파산 등으로 아예 '못 받는 돈'으로 분류된 해외 채권 종결액은 1조6028억원(7916건)으로 전체 해외 채권액의 27.8%를 차지했다. 무역보험공사는 무역 보험에 가입한 수출 기업이나 해외에 진출한 기업이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이를 대신 메우고 이후 해당 거래처로부터 채권을 받아낸다.
국가별 채권 종결 현황을 보면 미국이 5194억원(3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러시아 1785억원(11.1%) △폴란드 1777억원(11.0%) △중국 1083억원(6.8%) △브라질 1027억원(6.4%), 홍콩 886억원(5.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를 포함해 채권이 발생한 국가는 총 154개국이다.
채권 종결 사유로는 채무자 영업중단·행방불명이 10537건(19.4%)으로 가장 많았다. 전액 회수 1001건(12.6%), 법적조치 실익 없음 992건(12.5%), 회수 실익 및 배당 가능성 등 없음 확인 797건(10.1%) 등은 뒤를 이었다.
무역보험공사는 채권이 발생할 경우 해외 지사를 통해 현지 채권 추심 기관에 의뢰하거나 직접 회수 시도 현지 소송 등을 통해 회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지사는 2022년 21개, 2023년 22개에서 올해 8월 기준 23개로 늘렸다.
종결액이 가장 많은 미국에 대해서는 기존 뉴욕, LA에 이어 올해 상반기 워싱턴 지사를 개소했다. 영국에는 내년 초 런던에서 첫 현지 지사의 문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5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A사에 직접 접촉해 분할상환약정을 체결하는 등 노력 끝에 원금과 이자 총 130억원을 회수했다.
다만 채권 종결액 자체는 최근 5년(2021∼2025년 7월)간 연도별로 1조50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나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허종식 의원은 "채권 회수율 저하 및 채권 종결액이 지속 누적될 경우 재정 손실 증가와 보험료 인상 등으로 이어져 수출기업 등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매년 단골 지적 사항임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데 특단의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