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일 금통위원 "통화스와프는 고도의 정치적 영역"···금융안정에 무게

가계부채 수준 이미 자산효과 넘어서 일부 집값 상승, 가계대출 확대 우려

2025-09-24     박소연 기자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언급하며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둔다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동산 대책, 환율, 금리차, 스테이블코인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도 함께 제시했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 위원은 한국과 미국 사이의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과 관련해 "통화스와프라는 것은 경제적인 영역이 아니고 고도의 정치적인 영역이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당연히 하면 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와 금융 안정이 계속 상충되는 구조인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황 위원은 "개인적으로는 금융 안정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8월 동결 결정은 금융안정이 더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경기 상황을 보면 소비와 수출은 9월 들어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예상보다 괜찮은 수준이었고 소비도 어느 정도 받쳐줬으나 이를 압도적으로 뒤엎은 것이 건설 부문인데 앞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황 위원은 "한국은행이 걱정하는 것은 집값 자체가 아니라 이와 연계된 가계대출의 금융 안정 문제다. 가계부채 수준은 이미 자산효과를 넘어섰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사실"이라며 "6·27 대책은 수요를, 9·7 대책은 공급을 겨냥했는데 이미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다만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이 본격적인 가계대출 확대와 연결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거시건전성 정책이든 부동산 대책이든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기존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는지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고 추가 대책 필요성은 그 추세를 보면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1400원 선에 가까워진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 황 위원은 "수급 측면에서 보면 거주자 해외증권투자가 크게 늘었고 대미 투자 관련 협의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환 당국은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을 중점적으로 본다"며 "시장에서 외환 당국의 대응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한미 금리차에 관해서 그는 "개인적으로 내외금리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국제금융 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민감하게 보고 있고 점차 줄여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 황 위원은 "가상자산과는 완전히 다르고 민간의 화폐 창출 기능이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외화관리가 어려워질 것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가 아직 국제화 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외환 유출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래서 은행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