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쵸 이름찾기' 열풍 일으킨 롯데웰푸드, 주가도 반등할까
40년 넘은 칸쵸, '이름 찾기' 이벤트 편의점 판매량 약 3배 증가하기도 초콜릿·비스킷 매출 비중 19% 매출 증대 및 주가 상승 기대감 높아
40년 역사의 롯데웰푸드 장수 과자 ‘칸쵸’가 최근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칸쵸에 소비자 이름을 새긴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며 ‘내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이벤트가 SNS와 숏폼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 참여가 급증했고, 칸쵸 매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흥행이 롯데웰푸드의 실적 회복과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1984년 첫 출시한 초코 과자 '칸쵸' 40주년을 맞아 최근 과자 각각에 504개의 이름을 랜덤으로 새겼다. 이 이름들은 최근 국내에서 많이 등록된 신생아 이름 등 500개와 칸쵸 공식 캐릭터 4가지 이름(카니, 쵸니, 쵸비, 러비)이 포함돼 있다. 각각의 이름 위에는 카니, 쵸니의 얼굴과 표정을 함께 그려 귀여움을 더했다. 단품(54g), 컵(88g), 벌크(196g) 등 모든 칸쵸 제품에 적용했다.
롯데웰푸드는 출시 기념으로 지난 6일부터 자신이나 가족·친구·연인 등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칸쵸를 찾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오는 11월 6일까지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행사 초기부터 인기가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소비자들이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 편의점 칸쵸 매출은 전년·전월 대비 최대 3배까지 급증하고 일부 매장은 품절 사태를 빚었다.
실제로 GS25에서 지난 8일~21일 칸쵸 일평균 판매량은 이벤트를 하기 전인 직전 월 동기 대비 329.1% 급증했으며, 세븐일레븐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이마트24도 전월 대비 1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NS상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의 이름을 찾아 인증샷을 올리는 놀이 문화로도 퍼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아이돌의 이름이 새겨진 칸쵸와 함께 포토카드를 두고 사진을 찍거나, 이름을 찾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칸쵸에 새겨진 글자 각각을 잘라 붙여 이름을 만들고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칸쵸 출시 40주년 돌파를 기념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과자 개별마다 다른 이름을 새기기 위해 기존 생산 공정도 특별히 조정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원래 칸쵸는 메탈 스크린이라는 특수 장치를 쓴다. 스텐실처럼 안료를 특정 표면에만 닿게 하는 기술을 쓰는 장비"라며 "이 스텐실 기법에 사용하는 판형에 500여개의 이름을 넣어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칸쵸의 인기로 롯데웰푸드의 실적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롯데웰푸드 매출 중 칸쵸가 속한 초콜릿·비스킷의 비중은 올해 반기 기준 3000억원으로 19%를 차지한다. 매출 비중으로 봤을 때 타 제품군 대비 상위 수준에 달한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2조39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07억원으로 무려 전년 동기 대비 49.6%나 급감했다. 원재료값 급등, 해외 투자, 내수시장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다.
다만 칸쵸의 내수 수요뿐만 아니라 최근 원재료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롯데웰푸드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코코아 시세는 현재 하락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1t당 1만1000원대를 넘었던 코코아 가격은 9월 7400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번 칸쵸 열풍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효과 등에 따른 내수 수요 상승, 원재료 값 안정화 등으로 실적 개선 및 주가 반등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롯데웰푸드의 주가도 매출 기대감 및 브랜드 화제성 덕분에 소폭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날 기준 롯데웰푸드의 주가는 11만5600원으로 전일 대비 1.28% 줄었지만, 전날인 22일 주가는 전일 대비 2.01% 상승한 11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웰푸드는 소비심리 반등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효과, 지난해보다 우호적인 일기 환경 등에 힘입어 국내 매출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롯데웰푸드는 올해 생산성 개선을 위한 일회성 비용으로 230억원을 반영하는 것과 관련해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중기적으로 국내 수요 반등과 마진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 개선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