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美 비만 교육팀 전격 해체···9000명 구조조정 신호탄
새 CEO 비용 절감 나서자 투자자 호응 라이벌 일라이 릴리 추격 의도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내 비만·당뇨 교육을 담당하던 판매 조직을 해체했다. 일라이 릴리와의 경쟁에서 밀린 뒤 새 CEO가 내놓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첫 조치라는 분석이다.
현지 시간 1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비만·심혈관 질환 교육을 맡아온 ‘카디오메타볼릭 에듀케이터(cardiometabolic educator)’ 부서를 전격 폐지했다.
이에 따라 수백 명에 이르는 직원이 지난주 일괄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업무를 중단하고 올해 말까지 급여만 지급받는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새 최고경영자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가 추진하는 9000명 규모 감원 계획의 서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지역과 부서별 감원 현황을 공개하지는 않겠다”며 “직원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위고비(Wegovy) 등 체중감량제의 우위를 일라이 릴리에게 내주며 시가총액 40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던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구조조정 발표 직후 반등세를 보였다.
앞서 일라이 릴리는 별도의 교육 조직 없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노보 노디스크 내부 관계자는 “릴리도 교육팀이 없고 노보 역시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국 내 여러 노보 직원들이 링크드인에 “전국 단위로 교육팀이 해체됐다”, “미국 카디오메타볼릭 교육 부서 전체가 사라졌다”고 잇따라 글을 올리며 재취업 활동을 시작한 상태다.
글로벌 제약사는 신제품 출시나 적응증 확대를 앞두고 ‘질환 인식 제고(disease state education)’ 활동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노보 노디스크가 비용 절감에 전력을 기울이면서도 마케팅 전략 전환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