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시즌2 시작"···갈지(之)자 정책에 또 흔들리는 '원전 생태계'
업계,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 우려 "장기적인 로드맵과 초당적 합의 절실" 한수원 사장 인선 보면 원전 정책 가늠
최근 원자력 업계 안팎에서 "탈원전 시즌2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됐던 탈원전 기조로 이미 원전 생태계가 급격히 위축된 데 이어 현 정부 기간 다시 한번 같은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일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에 따르면 미국의 원자력산업 분야 보수는 한국 대비 평균 1.65배 높고 캐나다는 1.26배 더 높다. 일본의 경우 한국의 0.91배 수준이다.
특히 원전 분야 상위 25%에 해당하는 인력들의 보수를 비교해 보면 미국·캐나다·일본은 한국보다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한때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는 붕괴 위기를 맞았지만 윤석열 정부 시절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에 발맞춘 원전 생태계 복원 정책으로 2023년 국내 원자력산업 분야 전체 인력은 3만6107명을 기록했다. 2022년 3만5649명에 비해 1.3% 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최근 국내에서는 원전 정책이 후퇴 조짐을 보이며 '탈원전 시즌2' 논란까지 제기된 상태다.
향후 조직 개편을 통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하면 국내 원전 산업 관련 소관 업무를 맡게 될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9일 "원전 2기 신규건설 재검토"를 언급했다. 이어 11일 이재명 대통령도 "짓는데 최소 15년이 걸리는 원전으로는 급증하는 전력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자력 산업계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와 원전 수출 경쟁력 저하로 관련 기업들이 줄도산 위기를 겪었다"며 "이제 겨우 회복세에 들어선 상황에서 또다시 탈원전 기조가 이어진다면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비중 축소 기조가 사실상 유지될 경우 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원전 생태계는 대기업뿐 아니라 수백 개의 중소 협력업체가 얽혀 있어 정책 신호 하나에도 투자·고용이 직격탄을 맞는다.
업계 관계자는 "탈원전 시즌2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 원전 수출 경쟁력은 물론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중대한 위기"라고 우려했다.
에너지 산업계는 정권 교체기마다 흔들리는 원전 정책 대신 장기적 로드맵과 초당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에너지 정책 대전환의 갈림길에서 한수원 신임 사장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취임한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등 '탈원전' 정책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신임 사장 인선을 통해 현 정부의 원전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