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AI 리전 물 건너가나···젠슨 황의 中 눈치보기 행보 역풍
中, 엔비디아 구매 전면 금지 조치 전략적 거점 대만 동력 상실 위기 美 ‘아시아 클라우드 AI 리전’ 균열 ‘하나의 중국’ 기조, 美 차단 노림수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중국발 규제 직격탄을 맞으며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구상했던 대만 데이터센터(DC) 프로젝트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만은 미국이 전략적 핵심 리전(Region)으로 바라보던 국가였지만 젠슨 황의 과도한 ‘중국 눈치보기’ 성향이 결과적으로 리스크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빅테크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기업의 엔비디아 칩 구매를 전면 금지했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주요 기업에 RTX 6000D 주문 중단을 지시했고, 이미 H20 칩도 제재를 받았다. 젠슨 황은 “중국 사업은 롤러코스터”라며 중국 시장을 재무 전망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싱가포르·홍콩을 통한 우회 수입망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겉으론 규제지만 실상은 공급 경로 유지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중국 매출 비중은 13.1%였다. 싱가포르를 통한 우회까지 합치면 훨씬 크다. 이런 구조에서 중국이 공식 구매를 끊자, 엔비디아의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충격이 대만 DC 전략에도 직격탄이 된다는 점이다. 미국은 대만을 새로운 핵심 리전으로 삼아 아시아 데이터 허브를 구축하려는 전략이지만 정작 젠슨 황은 중국 눈치보기로 대만 프로젝트마저 동력을 잃게 됐다.
대만 DC는 단순한 설비가 아니라 미국이 중국과 디지털 패권을 가르는 전략적 리전으로 설계된 프로젝트였다. 한국에서 SK그룹과 아마존이 구축 중인 울산 DC와 함께 대만을 인프라망에 포함시켜 ‘아시아판 클라우드 리전’을 형성하려는 그림이었다.
만약 대만과 한국에서 DC가 동시에 완성돼 오픈AI의 글로벌 지구망과 겹친다면 미국은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초저지연 AI 인프라 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GPU 공급망을 넘어 데이터 수집, 학습, 배포까지 거대한 클러스트를 형성해 사실상 전략 무기급 네트워크로 기능할 수 있었고, 중국 입장에서는 본토를 제외한 전방위 포위망에 직면하게 된다.
즉 대만은 미국 AI 인프라 네트워크의 핵심 리전이자 엔비디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지정학적 카드였다. 이 점에서 프로젝트 좌초는 단순한 투자 차질이 아니라 패권 전략의 균열로 비친다. DA데이비슨은 “중국 변수가 장기화되면 시장 기대가 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대만에서 양다리를 걸치려다 젠슨 황이 맞은 뒤통수는 ‘하나의 중국’ 기조 아래 미국 주도의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가 대만을 거점 삼아 중국 본토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빅테크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워싱턴의 AI·반도체 공급망 전략 전반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며 "엔비디아의 중국 진출 실패는 금융·산업·안보를 잇는 삼중 축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 수단을 제약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