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 선점하라···3사 전고체 개발 속도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 2029년으로 앞당겨 상용화 목표 정부의 전폭적 지지 받는 中과 경쟁

2025-09-16     유준상 기자
이석희(왼쪽 다섯 번째) SK온 사장, 이장원 SK온 최고기술책임자(네 번째),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여섯 번째), 안드레아스 마이어 솔리드파워 한국 지사장(두 번째) 등 참석 내빈들이 15일 대전 유성구 SK온 미래기술원에서 열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식' 행사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온

국내 배터리 3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라인업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글로벌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SK온은 지난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미래기술원 내에 약 4628㎡(약 14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시제품) 플랜트를 준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전고체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콘셉트로 각광받고 있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고분자·산화물 복합계과 황화물계 투트랙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파일럿 플랜트 가동을 계기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겼다.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의 경우 2028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에너지 밀도 800Wh/L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1000Wh/L까지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에는 한양대학교 연구팀과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수명을 3배로 늘리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3사 중 전고체 부문에서 가장 선두에 선 기업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복수의 완성차 기업에 샘플을 제공하고 있는 단계다. 

지난 3월 실시한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3541억원을 전고체 배터리 라인 구축에 투입키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오창공장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 황화물계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3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를 지나는 와중에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이번 파일럿 플랜트 구축을 두고 "전고체 배터리를 누구보다 앞서 상용화해 전동화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은 '2027년쯤 시험생산, 2030년쯤 대량양산'의 타임라인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주요 기업들에 전고체 기술개발을 위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국가적 프로젝트로 차세대 배터리 육성을 밀고 있는 분위기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에 K-배터리가 얼마나 기술적 우위를 가져가느냐가 향후 관건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사업의 경우 결국 대규모 양산 능력을 먼저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뛰어난 성능에 경제성까지 담보돼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