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2.0터보 M274 vs M254···당신의 선택은?

냉각계통·체인 이슈 남은 M274 ISG·연비 개선 앞세운 M254 소비자 선택 기준 달라진다

2025-09-14     김현우 기자
'구형' M274 2.0 터보 엔진이 장착된 W205 C클래스(오른쪽)와 신형 M254 2.0 터보 심장을 품은 W214 E클래스. 차급은 다르지만 대중적인 4기통 2.0터보를 탑재했다. /김현우 기자

강남의 '소나타'로 불리는 벤츠 모델은? 단연 E·C클래스가 아닐까. 공도에 나가면 하루에 적어도 10대 이상은 마주친다. E200, C200 등 4기통 가솔린 엔진은 한국 도로를 집어 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수치를 보면 체감이 쉽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W213)는 2016년 출시 이후 2017년 3만2658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후 5년 연속 1위를 이어가다 2022년 누적 판매 20만 대를 돌파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을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벤츠 E·C클래스 가솔린 모델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M274 그리고 M254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다. 모두 벤츠의 주력 4기통 가솔린 모델에 장착된 엔진명이다. 

2010년대 중반 수입차 대중화를 이끈 M274, 그리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바통을 넘겨받은 M254.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와 신형 E·C클래스를 고민하는 소비자 모두 결국 마주칠 수밖에 없는 두 개의 심장이다. 지난 10여 년 벤츠가 4기통에 걸어온 전략, 실제 주행 감각, 유지비와 리스크, 적용 모델 범위를 엔진 중심으로 짚어봤다.

벤츠 2.0리터 가솔린 엔진은 M274(사진 왼쪽)에서 M254로 세대교체를 이뤘다. M274는 중고차 시장에 대량 풀린 검증된 내연기관이지만 냉각계통·체인 관리가 필요하다. M254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정숙성과 효율을 끌어올렸으며 신형 E·C클래스의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현우 기자

말도 많았지만 웬만한 고질병은 '다 잡았다'

M274는 2011년 등장했다. 알루미늄 블록, 직분사, 체인 구동, 싱글 터보를 갖춘 구세대 2.0T(터보)다. W205 C클래스, W212·213 E클래스, X253 GLC 등 후륜 기반 라인업에 광범위하게 쓰였고 인피니티 Q50에도 공급됐다.

국내 도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C200·E200’ 배지 뒤의 실체가 이 엔진이다. 주행 특성은 투박하다. 저회전에서는 반응이 더디지만 1800rpm 전후부터 터보 토크가 밀려 들어와 120km/h까지 꾸준히 힘을 낸다. 아이들링의 거친 울림, 스타트·스톱 개입의 이질감, 급가속 시 금속성 음색은 세월을 피해가지 못했다. ‘열심히 일하는’ 소리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결함 이력도 눈여겨봐야 한다. 냉각계통 문제가 대표적이다. 써모스탯과 워터펌프 교환은 정비업계에서 흔한 사례로 꼽힌다. 타이밍 체인의 장기 내구성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고, 북미에서는 2015년식 C300 초기 생산분에서 피스톤 핀 결함으로 미 교통당국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사례를 일반화할 순 없지만 중고차 구매 단계에서 냉각계통과 체인 상태를 우선 점검하는 것은 안전한 선택이다.

벤츠 M274는 2011년 등장한 2.0리터 터보로 C·E클래스, GLC 등에 광범위하게 쓰였다. 주행은 투박하지만 고속까지 힘을 낸다. 다만 냉각계통과 체인 내구성이 약점으로 중고차 구매 시 해당 부품 상태 확인이 필수다. /김현우 기자

세대교체, M254

M254는 벤츠가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새로 설계한 4기통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48V 기반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를 변속기 하우징과 결합해 시동·발전·어시스트를 동시에 맡긴 점. 출발과 재시동이 매끄럽고 순간 가속 시 전기 토크가 빈틈을 메운다.

둘째 배기 매니폴드와 촉매를 엔진 가까이에 붙이고 트윈스크롤(출력별로는 ‘스위처블 플로우’) 터보를 적용해 저회전 응답과 배기가열을 동시에 잡았다. 체감은 분명하다. 도심 30~70km/h에서 ISG가 개입해 자연흡기 같은 반응을 낸다.

100~140km/h 중가속은 트윈스크롤 특유의 끊김 없는 선형으로 이어진다. 벤츠는 2세대 ISG가 약 15kW(+20마력)의 부스트를 낸다고 설명한다. 신형 E클래스 W214 E200의 기본 엔진이 M254다.

벤츠 M254는 전동화 대응을 위해 설계된 4기통 2.0T로 48V ISG를 통해 시동·발전·가속 보조를 맡고 트윈스크롤 터보로 저회전 응답과 효율을 높였다. 정숙성과 매끄러운 가속이 특징이며 신형 E클래스 W214 E200의 기본 엔진이다. /김현우 기자

M274는 W205 C200(2014~2018), W213 E200(2016~2023) 등에서 대량으로 풀려 있다. 반면 M254는 신차 영역에 서 있다. W214 E200·E350, W206 C300 등이 대표적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E300e/E400e 역시 M254 기반이다. 향후 10년간 한국 도로에서 가장 흔할 벤츠 2.0T는 M254가 될 가능성이 크다.

M274는 페달을 밟을 때 약간의 지연이 있고 2000rpm 전후에서 토크가 집중된다. 고속도로 재가속은 예측 가능한 직선형이다. 반대로 M254는 ISG 덕에 출발과 정지가 끊기지 않는다. 스타트/스톱 개입은 매끄럽다. 소음·진동 억제는 한 단계 올라섰다.

회생제동과 글라이드 기능까지 더해져 연비는 체감상 한 등급 개선됐다. 구형 2.0T에서 흔히 느끼던 떨림과 거친 음색도 거의 사라졌다. 수치로도 W214 E200은 M254+48V 시스템 조합으로 204마력대를 낸다(C200 기준).

벤츠 C클래스 W205와 E클래스 W214는 차급은 다르지만 모두 2.0리터 터보 4기통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었다. W205는 M274 엔진으로 중고차 시장에 널리 퍼져 있다. W214는 M254와 48V ISG로 정숙성과 효율을 높여 신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관리 포인트는?

M274는 냉각계통(써모스탯·워터펌프·호스)과 체인·텐셔너 점검이 필수다. 예열·열식히기 습관과 적정 점도의 오일 관리가 체인 늘어짐을 줄인다. 2015년식 북미 C300 초기분은 피스톤 핀 문제가 기록돼 있어 생산월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오너 사이에서 나온다. 

M274는 내연기관 최적화의 말기 단계에 해당한다. 정속 크루징 연비가 준수하고 조건만 맞으면 내구성도 안정적이다.

M254는 규제 대응을 위해 촉매를 엔진 가까이 붙이고 가변 유로 터보로 초기 응답을 살렸다. 48V 회생제동과 글라이드 제어는 도심 연비에서 확실한 이득을 준다. 한국식 복합 주행이라면 M254가 유리하고 고속 장거리 위주라면 상태 좋은 M274도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벤츠 C클래스 W205(왼쪽)와 E클래스 W214는 차급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2.0리터 터보 4기통을 앞세워 시장을 이끌었다. W205는 M274 엔진으로 중고차 시장을 채웠고, W214는 M254와 48V ISG로 정숙성과 효율을 높여 신차 시장을 주도한다. 인테리어 역시 아날로그적 구성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변모하며 세대 교체를 체감케 한다. /김현우 기자

중고차 시장에서는 M274가 가격과 수급, 정비 생태계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다만 냉각수 흔적, OBD 데이터 안정성, 체인 소음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10만km 전후 체인·텐셔너 예방 교환 이력이 있다면 더 좋다.

신차라면 W214 E200의 M254가 답이다. 정숙성·연비·배출 규제를 모두 충족한 최신 세팅이다. 전장 부품 교체 비용은 변수지만 보증기간 내 업그레이드와 소프트웨어 보완 가능성도 있다. W214의 M254는 9G-TRONIC과 결합해 변속기 안쪽에 2세대 ISG를 품는다. 

 M274는 검증된 내연기관의 마지막 해법, M254는 전동화 과도기의 현실적 해답이다. 중고시장에서는 M274의 ‘상태’를 신차시장에서는 M254의 ‘논리’를 고르면 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