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에 'SMR 강자' 된다더니···"차세대 i-SMR 기술도 사라질판"
겨우 되살린 원전 생태계 흔들
이재명 대통령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실현 가능성 없다" 발언에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은 김 장관의 발언에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빌 게이츠를 만나 '한국은 SMR의 강자가 될 수 있다'고 하더니 당혹스럽다"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이 재연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SMR과 관련해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이야말로 SMR의 강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이 SMR에서 굉장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선 "(SMR은) 기술 개발도 안 됐다.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방법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라며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SMR의 역할에 비관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여기에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겼던 추가 SMR 1기 건설 계획까지 재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SMR 기술 개발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차세대 원전 기술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이 1997년 개발한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는 2012년 세계 최초 SMR 설계 인허가를 얻었다. 2020년부터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민간 원전 기업들이 중심이 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제 동력이 약화되면서 미국의 뉴스케일·테라파워, 영국의 롤스로이스 등을 뒤쫓는 신세가 됐다.
한 원전 기업 관계자는 "지금은 미국의 뉴스케일이나 테라파워, 영국의 롤스로이스 등의 SMR 기술이 한국을 앞질렀다고 하지만 애초 SMR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것"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i-SMR 사업 추진 동력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