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실적 반등에도 무배당 '벌써 3년'···주주들 뿔났다

2022년 실적 악화로 무배당 이어갔는데 호실적·비상장 투자수익에도 배당 없어 주주들 "배당 못하는 증권사가 어딨나" 한화 "배당가능이익 발생시 환원 고려"

2025-09-10     서은정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3년째 배당 중단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주주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연합뉴스

한화투자증권이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3년째 배당 중단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2020년 액면미달 유상증자로 인한 누적 할인발행차금 등으로 배당 재원이 부족해지면서 배당을 중단했다. 2021년 보통주 주당 200원·우선주 주당 250원의 배당을 일시 재개했으나, 2022년 실적 악화로 다시 중단한 후 무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배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회사는 사업보고서에서 "경쟁력 강화와 미래가치 확대를 위해 지속 노력하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로 배당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실행 시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으로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2023년과 2024년의 경우 사모펀드 관련 충당부채와 부동산 PF 충당금 설정 등의 영향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의 충당금 규모는 해마다 증가해 왔다. 한화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손충당금 잔액 합계는 △2022년 말 256억원 △2023년 말 972억원 △2024년 말 1917억원 등이다.

다만 회사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2년 5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3년 93억원, 2024년 3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66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848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순이익 617억원, 영업이익 807억원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의 비상장기업 투자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형국이다. 올 6월 말 기준 한화증권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은 5.94%, 토스 지분은 8.56%다. 두 기업은 올 상반기 각각 4182억원, 1057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향후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배당 소식이 없자 주주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 종목 토론방에서는 "두나무 배당만 해도 연간 엄청난 수익 받을 것 같은데 배당 좀 하자", "증권회사가 배당도 못하는 회사가 어디있나, 화나(한화를 조롱하는 단어) 투자증권" 등 날선 지적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본지에 "올해 PF 충당금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배당은 연말 결산 기준으로 배당가능이익이 확정돼야 검토가 가능한 사안이기에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할 경우 주주환원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