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양도세 기준 완화" 기대감에···증권주 일제히 급등
李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양도세 기준 완화 가능성에 증권주 반등세, 상승 마감
증권주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강세로 마감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방향을 가늠할 취임 100일 대통령 기자회견을 앞두고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7.79%), 한국금융지주(6.15%), 부국증권(5.97%), 현대차증권(5.94%) 등 증권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KRX 증권 지수는 4.74% 올라 KRX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증권업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 업종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 주주환원 정책 추진으로 증권주는 상당한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로 이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6월 4일 KRX 증권지수는 8.02% 급등했다.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대부분 증권사가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자 증권주는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날인 지난 8월 1일 KRX 증권지수는 6.47% 급락해 코스피 하락률 3.88%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11일 기자회견에서 대주주 기준에 대한 최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과 관련, 11일 열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답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첫 단독 회담에서 장 대표의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조정' 건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 국민 의견을 들어야 하고 지금 그런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정책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거나 20억~30억원 등 중간 지점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 심리를 위축시켜 온 대표적 규제였던 만큼 완화 가능성만으로도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업종 전반에 빠르게 반영됐다"며 "증권사 중 특히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전날 기준 0.9배까지 재차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정책 기대감에 더해 IMA와 발행어음 인가 같은 제도 변화가 내년 실적 모멘텀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증권주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 생각된다"며 "코스피 5000포인트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한 상태고, 연말에는 증권사들이 종합투자계좌(IMA) 및 발행어음 관련 인가를 받게 될 경우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