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최종의 최종' IPO 이번엔 성공?···케이뱅크의 세 번째 도전

무신사페이먼츠 협력 신사업 확장 업비트 재계약·은행주 약세는 변수

2025-09-09     박소연 기자
케이뱅크가 세 번째로 기업공개 도전에 나선다. /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앞서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시도가 무산된 가운데 2021년 유상증자 당시 체결한 재무적 투자자(FI)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조건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도전을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평가한다.

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케이뱅크의 세 번째 IPO 도전은 외형 확대와 수익 다변화 행보와 함께 주목된다. 무신사의 금융 전문 자회사인 무신사페이먼츠와 케이뱅크는 지난달 전략적 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무신사의 선불 충전금 '무신사머니'를 활성화할 연계 금융 상품을 케이뱅크와 협력해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무신사머니 계좌와 연계된 케이뱅크 체크카드 출시, 무신사에 입점한 중소·소상공인 업체를 위한 금융 상품 개발도 협력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최근 실적을 보면 비이자이익 확대가 눈에 띈다. 채권 운용과 플랫폼 광고 수익이 이를 이끌었으며 2분기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순이익은 682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상반기 순이익은 842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객 수는 1450만명을 넘어섰으며 수신 잔액은 26조8000억원, 여신 잔액도 17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2분기 이자이익은 1033억원으로 전년 동기(1286억원) 대비 19.7%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가상자산예치금 이용료율 상향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1년 6월 유상증자를 통해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약 7250억원을 조달하면서 ‘2026년 7월까지 상장’ 조건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과 풋옵션이 포함돼 있어 기한 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는 2026년 10월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오는 10월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 재계약 여부가 케이뱅크 상장 절차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체 수신 잔액의 약 20%가 업비트 예치금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계약이 만료되면 예치금 이탈에 따른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선 업비트가 시스템 안정성과 고객 편의성을 이유로 케이뱅크와 재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도 한다.

케이뱅크의 상장 일정은 연내 성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 심사에만 두세 달이 소요되고 이후 금융감독원 심사,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상장을 마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기관 자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내년 초가 실제 수요예측 시점으로 거론된다.

최근 금융시장 흐름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주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KRX 은행지수는 전일 기준 1147.72로 7월 중순 1300선을 돌파했던 수준에서 두 달 만에 11% 이상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성장 둔화, 수익성 전망 약화 등이 지수 하락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예비심사청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시장 상황과 내부 준비 과정을 감안하면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예상 시기와 관련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아직 조율 중으로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