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취임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 내부통제 실패에 발행어음 인가 위기 시험대

2019년 이후 대표이사 3명 낙마 잇단 금융사고·금감원 제재 누적 발행어음 인가 못 받으면 실적 악화

2025-09-05     서은정 기자
신한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개선 여부가 발행어음 인가 심사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5개 증권사가 발행어음업 인가에 도전 중인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대규모 금융사고와 다수의 금융감독원 제재 이력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2019년 이후 3명의 대표이사가 교체되며 올 1월 이선훈 대표가 구원투수로 등판 했지만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지 못한다면 실적 악화로 고전할 수밖에 없다. 내부통제 개선 여부가 인가 심사 과정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라임펀드 사태 이후 연이은 금융사고를 겪으며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발생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부서 손실 사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이사 /신한투자증권

해당 사건의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부서 직원 2명이 투기성 거래로 발생시킨 손실 규모는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초 공개된 1300여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개인적 문제뿐만 아니라 조직적 문제도 매우 크다"며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현재 금감원은 관련 직원과 회사에 대한 제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신한투자증권이 받은 제재는 5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한 메리츠증권은 제재 사례가 없었고 삼성증권은 2건에 그쳤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영진 교체도 잦았다. 김병철 전 대표는 2019년 취임 후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라임펀드 사태로 1년 만에 사퇴했다. 2020년 3월 취임한 이영창 전 대표는 공매도 제도 악용 의혹과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연임에 실패했으며, 이후 취임한 김상태 직전 대표도 ETF LP 손실 사태로 교체됐다.

신한투자증권의 모회사인 신한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자회사의 발행어음업 진출이 그룹 전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요한 사업으로 꼽히지만 연이은 금융사고로 대외 신뢰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자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자회사에 대한 감시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닌 투자상품으로, 증권사의 신용도가 투자자의 원금 손실 위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인가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ETF LP 손실 사태 이후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부서별 내부보안관 파견·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 성과급 삭감 제도 등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발행어음업 인가에 충분한 신뢰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