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흐름 관심 없는 증권사 AI 예측···中 알리바바 칩 생산성 제로
프로파간다에 낚여 시총만 날려 먹어 파운드리 원가율 한계로 경쟁 불성립 같은 논리면 삼성도 TSMC 이겼어야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개하며 중국의 기술 자립을 과시했지만 실제 수익성은 불투명하다. 생산을 맡고 있는 SMIC(中芯國際)의 기술·생산성 제약 탓이다.
1일 빅테크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선보인 반도체는 미국 엔비디아의 대표 제품과 유사한 기능을 자랑하지만 생산은 모두 중국 내에서 이뤄진다. 문제는 완제품을 생산할 유일한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생산성이 글로벌 경쟁사 대비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는 “중국이 엔비디아를 따라잡는다”는 식의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기능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산업 구조 변화까지 예상하지만, 생산성·원가 구조를 빼놓은 장밋빛 전망은 숫자만 나열한 ‘탁상 분석’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SMIC의 월 웨이퍼 처리량은 약 70만 장 수준으로, 이 중 14나노 이하 첨단 공정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TSMC의 월간 처리량은 1400만 장에 달해 SMIC의 20배 이상이다.
수율에서도 격차는 뚜렷하다. SMIC의 14나노 공정은 안정권에 진입했지만 7나노급은 TSMC나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SMIC는 같은 웨이퍼 한 장을 생산해도 절반가량을 불량으로 처리해야 하는 셈이라 원가 부담이 압도적으로 높다.
비용 구조도 불리하다.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보유하지 못한 SMIC는 DUV(ArF immersion) 다중 패터닝으로 7나노를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 소모와 웨이퍼 낭비가 크게 늘어 TSMC 대비 원가가 최소 30~50% 높게 책정된다.
알리바바가 공개한 AI칩은 엔비디아 A100·H100에 견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양산 단가를 고려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예컨대 엔비디아 H100의 제조 원가는 3000달러 내외로 추정되지만, SMIC에서 같은 성능급 칩을 생산할 경우 4500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한계가 뚜렷하다. 엔비디아는 AI GPU 시장 점유율이 80%를 웃도는 반면, 중국 내 알리바바 칩의 공급량은 연간 수만 개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TSMC가 월 수십만 개 단위로 첨단 칩을 공급하는 구조와는 비교조차 어렵다.
결국 알리바바의 AI칩 개발은 상징적 의미에 머물 수 있다는 평가다. 기술 자립 과시에는 성공했지만, 수율 50%, 원가 4500달러, 월간 생산능력 7만 장 수준의 SMIC 구조에서는 경쟁 자체가 불성립하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만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논리라면 삼성전자도 이미 TSMC를 추월했어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AI칩을 내놓은 것은 정치적·전략적 성과지만, 상업적 관점에서는 ‘적자 양산’ 가능성이 크다”며 “SMIC의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AI칩으로 돈을 벌기는 사실상 불가능한데, 증권사들이 중국식 프로파간다에 낚여 코스피 지수만 날려먹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