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 아니면 안 먹어요"···웰니스 열풍에 식품업계 주요전략도 '저당'

대체당 사용한 저당 식품 인기 저당 음료부터 장류·소스까지 확장 국내 저당 시장 규모 4000억 전망

2025-08-29     류빈 기자
대상 청정원 저당 '로우태그' 제품(상단), CJ제일제당 저당 라인업 '슈가라이트' 9종 /각 사

국내 식품업계에서 ‘저당(低糖)’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건강과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자 음료·간식·즉석식품은 물론 소스·장류까지 식품 전반에 걸쳐 ‘무가당·저당’ 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 기업에서 최근 출시되는 저당 제품들에 당류를 대체하는 스테비아·에리스리톨 같은 천연 감미료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은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소비자 수요도 크게 늘었다. 닐슨IQ코리아 조사 기준 헬스앤웰니스 속성을 지닌 드레싱·소스 카테고리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각각 40%, 300% 가량 성장했고, 대체당 섭취 목적의 알룰로스 요리당 카테고리 시장은 같은 기간 100%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에서의 ‘저당소스’ 검색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 식품 기업은 저당 브랜드를 론칭하고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매출도 급상승하는 추세다. 

대상 청정원의 '로우태그(LOWTAG)’ 제품군이 출시 100일여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대상 청정원은 헬시플레저, 저속노화 등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맞춰 지난 4월 당류, 칼로리 등 식약처가 정한 저(低)·무(無) 강조표시 요건을 충족한 로우 스펙 제품임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LOWTAG’ 엠블럼을 전격 도입했다. 이와 함께 대상은 국내에서 직접 개발한 대체당 ‘알룰로스’를 활용해 장류 5종, 홍초 2종, 드레싱 3종 등 총 10종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대상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동일한 맛 품질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어 기존 매출은 유지하면서 당과 칼로리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해 카테고리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상은 ‘저당 쌈장’을 시작으로 오는 9월에는 굴소스, 스위트칠리소스, 돈까스소스 등 새로운 소스류 3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정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마요네즈, 케첩, 허니 머스타드, 양념치킨 등 소스류는 물론 고기양념장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연내 총 20종의 로우태그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도 웰니스 트렌드 확대에 맞춰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을 크게 줄인 저당 라인업 ‘슈가라이트’ 9종을 론칭하며 저당 카테고리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이달 초 ‘백설 슈가라이트 저당 드레싱’ 3종을 출시했으며 이 달과 다음 달 순차적으로 백설 브랜드로 저당 굴소스, 저당 양념장 2종을, 해찬들 브랜드로 저당 장류 3종 선보인다.

슈가라이트 제품에는 ‘맛 품질’을 충족시키기 위해 CJ제일제당이 1년여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차별화 ‘저당 모듈레이션’ 기술이 적용됐다. 서로 다른 맛의 강도와 발현 시점을 갖고 있는 알룰로스, 스테비올배당체 등 다양한 대체당의 특징을 분석해 단맛 원료의 최적 조합으로 각 제품들을 설계했다. 특히 음료, 제과 등 다른 카테고리 저당 제품과 달리, 드레싱, 소스, 장류 등은 다양한 원재료들이 들어있는 특성상 미생물 발생 가능성까지 있어 이를 고려해 유통 안정성까지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는 기존 메가 브랜드 아이스크림을 100㎖ 당 2.0~2.4g 수준의 당 함량으로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 ‘돼지바 저당’은 쿠키·바닐라 아이스크림·딸기잼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기존 돼지바 특유의 조화로운 맛을 그대로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부드러운 우유맛을 충실히 재현한 ‘밀크쉐이크 저당’과, 부드럽고 리치한 바닐라 향을 자랑하는 ‘위즐 리치바닐라 저당’ 등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아이스크림 취향을 만족시킨다.

CU, 마이노멀 저당 HMR 시리즈 출시 /BGF리테일

간편식 제품도 저당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편의점 CU가 국내 저당 식품 대표 브랜드인 마이노멀과 손잡고 저당 HMR 4종을 선보였다. 마이노멀 저당 곤약 물냉면과 저당 곤약 비빔면, 저당 전주식 비빔밥, 저당 떡볶이 등 저당 HMR 제품군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특히 소스와 육수 등에 알룰로스를 사용해 당류와 칼로리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유제품도 저당이 대세다. 남양유업은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저당·제로슈거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3저(저당·저지·저콜레스테롤) 설계의 초고단백 음료 ‘테이크핏 몬스터’, 당류를 70% 줄인 ‘불가리스 설탕 무첨가 플레인’, 설탕 없이 유산균 1조 CFU를 담은 ‘불가리스 플레인 요거트’,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를 활용한 제로슈거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스테비아’, 30㎉ 식물성 음료 ‘아몬드데이 언스위트’ 등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당류 4g, 열량 90㎉의 저당 설계 병두유 ‘맛있는두유GT 로우슈거 달콤한맛’을 선보였다.  

저당 관련 식품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의 ‘2024년 식품산업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산업 총생산액은 114조825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고 그 중에서도 당류를 줄인 ‘슈거제로’ 제품의 생산액은 20.1%나 증가했다.

최근 저당 및 무설탕 식품·음료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935억 달러로 추정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 약 3.98%로 성장해 2029년에는 약 235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 조사 기준 한국 저당 시장은 2016년 약 903억원에서 2022년 약 3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약 4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가벼운 단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만큼 저당 시장은 앞으로도 식품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