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관리' 시니어 공략하는 금융지주···KB '고도화' vs 신한 '출격'
2차 베이비부머 은퇴, 생애전환기 수요↑ 자산 설계 넘어 생활 전반 지원 움직임 연금부터 요양·재취업까지 대응 범위 확대
신한금융그룹이 시니어 고객 특화 브랜드 ‘신한 SOL메이트’를 새롭게 출범시키며 시니어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KB금융지주는 오랜 기간 ‘골든라이프’ 브랜드를 기반으로 시니어 전용 상담센터를 확장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온 만큼 신한과의 전략적 구도가 주목된다.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양 금융지주의 차별화된 접근법에 관심이 모인다.
2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지주들은 단순 금융상품을 넘어 요양, 건강, 여가, 재취업까지 포괄하는 ‘시니어 생애관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은퇴 이후 삶을 설계 및 지원하는 체계로 자산관리 기관을 넘어 생활 전반을 다루는 전담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의 ‘SOL메이트’는 디지털 플랫폼 ‘SOL’에 인생 동반자라는 개념을 더해 은퇴와 경력 전환기를 앞둔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금, 신탁, 펀드, 보험, ETF, 대출 등 자산관리 서비스와 함께 프리미엄 요양시설, 병원 예약 대행, 치매 예방 프로그램, 재취업 연계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까지 포함해 ‘라이프케어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신한금융은 향후 SOL 앱을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를 통합하고 문화·예술·건강 이벤트도 함께 운영해 시니어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 고객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종합 라이프케어 브랜드"라며 "신한금융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 공감하는, 더욱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2012년부터 시니어 전용 브랜드 ‘KB골든라이프’를 운영해왔다. 2020년부터는 ‘KB골든라이프센터’를 통해 시니어 종합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이 센터를 기존 수도권 4곳에서 전국 12곳으로 확대하며 오프라인 기반 접점을 더욱 넓히고 있다. 은퇴 설계, 상속·증여 컨설팅, 요양·헬스케어 상담 등 상담 영역을 강화하며 누적 상담 건수는 3만5000건을 넘어섰다. 수도권 외에도 광주, 대전, 대구, 부산 등 주요 지역 영업점 내에 센터를 개설해 접근성과 연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KB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인 ‘KB골든라이프X’를 통해 시니어 고객을 위한 연금·자산관리 정보는 물론, 건강, 여가, 재취업, 부동산·세무 등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 칼럼과 영상 강의, 온라인 세미나, 참여형 콘텐츠 등을 운영하며 비대면 기반에서도 시니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골든라이프센터 전국 확장과 관련해 "전국 각지의 시니어 고객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KB골든라이프센터의 전문 상담 서비스를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니어 고객이 건강하고 안정적인 노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의 시니어 전략이 본격화되는 배경에는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는 주민 등록 기준 102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45년에는 일본을 추월해 OECD 회원국 중 고령 인구 비중이 가장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가 대거 법정 은퇴연령에 도달하면서 생애 전환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기반 역시 취약하다. 통계청의 ‘2024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39.3%로 OECD 최고 수준이며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려 있어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다. 연평균 의료비 부담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낮은 금융 이해력과 디지털 접근성 부족으로 금융 사기 노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송재만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 슬기로운 인생2막을 위한 준비’ 보고서에서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에도 고령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니어 인생2막을 위한 개인ㆍ민간차원의 준비와 지원이 절실하다”며 “금융회사는 부상하는 시니어 손님을 위한 개인별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역량 강화와 함께 시니어 케어 생태계 조성 확대에 기여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시니어케어 사업은 각 금융지주의 생명보험 자회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생명 산하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 사업에 진출했으며, KB금융은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시설, 실버타운, 케어센터 등 인프라 운영을 지속 확대 중이다. 신한금융도 신한라이프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2028년까지 도심형 요양시설 4개소, 데이케어센터 1곳, 실버타운 1곳 등 총 6곳의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