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메디허브, 美와 손잡고 ‘심혈관 메디컬 트윈’ 개발 착수
대구 5510억 AX 허브 사업 합류 AI·로봇·신약 융합 거점 도약
# 심장 수술을 앞둔 환자가 있다. 의사가 메스를 잡기 전, 환자의 심장을 똑같이 본뜬 3차원 가상 모델 위에서 먼저 수술을 해본다. 어떤 혈관을 건드릴지 어떤 도구가 적합할지 시뮬레이션을 거친 뒤 실제 수술실에 들어선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던 장면이 대구 케이메디허브가 추진하는 ‘메디컬 트윈’ 연구로 현실에 다가오고 있다.
2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는 최근 미국 콜로라도대 앤슈츠 의대와 손잡고 심혈관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 의료 연구에 시동을 걸었다.
동시에 대구시가 5510억원 규모로 확정한 AI 전환(AX) 허브 구축 사업에도 합류하며 의료기술 융합 거점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데이터·AI·로봇을 아우르는 융합 거점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메디허브는 애니메디솔루션,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미국 앤슈츠 의대가 제공하는 심혈관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3차원(3D) 프린팅과 수술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한다.
메디컬 트윈을 통해 실제 환자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최적의 수술법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밀 의료와 예측 의료 분야의 변화를 이끌 기술로 주목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연구성과를 미국 의료 현장과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구시는 최근 AX 연구개발 허브 구축 사업을 확정했다. 케이메디허브는 이를 계기로 AI 신약개발, 의료로봇, 디지털치료기기 연구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AI헬스케어부, AI의료로봇팀, AI분자설계팀을 신설해 항암 후보물질 발굴과 표적 단백질 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원격임상시험(DCT) 플랫폼과 디지털치료기기 검증 환경도 마련해 임상 접근성을 넓혔다. 지난해 재단 입주기업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할 포인트를 네 가지로 정리한다.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 메디컬 트윈과 AI를 활용한 3D 시뮬레이션은 글로벌 의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은 분야다. △정부·지자체 지원 확대 : 산업부, 과기정통부, 보건복지부가 각각 연구·플랫폼·검증 환경을 지원하면서 안정적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 미국 의료기관과의 실증연구, 애니메디솔루션의 미국 진출 전략은 해외 수익 모델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 생태계 확장 : 신약, 의료기기, 로봇, 디지털치료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구축은 대구를 의료 AX 거점으로 고도화하는 핵심 요인이다.
케이메디허브는 창립 15년 만에 ‘의료 AX 허브’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 “AI와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협력 모델을 통해 한국 의료기술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