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도 AI 시대···8년째 연구 이어가는 이곳

그룹 계열사 업무 전반으로 적용 범위 확대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직원 90% 석·박사 구성

2025-08-25     박소연 기자
AI 전문 연구기관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지난 8년간 총 262건의 연구 과제 수행했다. /하나금융

금융권에서 인공지능이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미지 생성에서 문서 자동 인식까지 축적된 기술이 은행·증권·보험 현장으로 확산되며 업무 효율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변화시키고 있다.

25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 금융권 최초로 설립된 AI 연구개발 전담 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그룹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하나금융티아이(TI)의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출발했다.  

설립 초기 10명 정도의 인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전체 73명의 직원 중 약 90%가 석·박사로 구성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금융권 AI 전문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지난 8년간 총 262건의 연구 과제 수행을 통해 자체 역량을 확보하여 AI 기술을 내재화했으며 이제는 은행·증권·보험 등 그룹 관계사로 연구 성과를 확산 시키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부모회원과 아이회원이 함께 사용하는 체험용 금융플랫폼 아이부자 앱에서 ‘아이부자 앱 장래희망 사진전 이벤트’를 실시했다. 자녀의 사진과 장래희망을 입력하면 장래희망이 반영된 가상의 이미지를 제작해 주는 이번 이벤트에 5000건 이상의 이미지가 생성되며 관심을 모았다. 

이는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구현 될 수 있었고 지난 9월 하나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AI 명함을 출시했을 때도 이 기술이 사용됐다.  그룹은 생성형 AI 기술이 단순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AI-OCR과 결합해 문서 이미지를 자동 인식하고 여신심사, 청구 등 대량의 문서처리를 자동화하여 업무시간을 단축시켰다고 자평했다. 

또 금융 문서에 특화된 AI-OCR 기술의 지속적인 고도화로 담당 직원의 업무 경감을 통해 직원들이 고부가 가치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문서의 구조와 내용을 이해하는 Transformer 기반 AI-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은 다양한 비정형 문서의 분류 및 핵심 내용 추출은 물론 지속적 학습을 통해 신규패턴을 인식하여 복잡한 문서 인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됐다.  

AI-OCR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연간 8만여 건의 문서를 처리하는 하나은행의 수출입문서 핵심내용 자동 추출 △하나증권 IRP 계좌 과세이연정보 등록 자동화△하나손해보험의 자동차 주행거리 인식 등이 있으며 해당 기술은 22년 9월 소프트웨어 품질 인증서 획득 및 금융권 최초 ‘GS인증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현재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데이터사이언스(신용평가, 손님관리, 이상거래탐지) △자산관리(AI Quant)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AI 플랫폼 △블록체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영역은 금융·비금융 등에서 향후 기업이 성장해 나가는데 꼭 필요한 기술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자체 역량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 현장에서 요구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용이하다. 외부 기술에만 의존할 경우 금융 특화 솔루션의 제공과 고도화에 한계가 따르지만 기술원은 금융 업무에 대한 이해와 지속적인 재학습을 바탕으로 복잡한 과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더불어 내재화된 역량을 토대로 외부 전문 기업과 협업하며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 관계자는 “기술원 연구는 최종적으로 현장에서 쓰여야 하는 기술인만큼 각 기술의 로드맵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며 “8년간의 누적된 결과를 통해 그룹 임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실질적 기술을 지속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