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역은 셋, 버스는 제자리"···교통 요지 원주의 '미스매치 교통망'

원주 시민 "대중교통 불편" 한 목소리 시내버스 배차 간격, 기본 '30분 이상' 대학가 주변 대중교통 미비로 발 묶여 직장인 13.3%만 버스 이용, 선택 외면

2025-08-23     장수린 국립강릉원주대 학생

[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국립강릉원주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모바일뉴스실습' 전공수업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를 연재합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이 수업을 지도하는 이 학부 허만섭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 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강원도 원주 시내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장수린

강원도 원주시는 서원주역, 원주역, 만종역 등 세 개의 KTX 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을 갖고 있다. 또한 여러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두고 있어 교통의 요지로 인식된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시내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하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특히 "역·터미널과 생활권을 연결하는 교통편이 부족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무실동, 명륜동, 단계동 등 시내 주택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런 고충을 자주 이야기한다. 명륜2동에 거주하는 군인 최모 씨(21)는 "노선이 신설돼도 사정이 별로 나아진 게 없다"라며 "기차역이나 터미널까지 직접 연결되는 노선이 적어 갈아타거나 도보로 오래 이동하는 점은 여전히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필자가 단계사거리에서 터미널로 가는 버스정류장을 찾았을 때 여러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20분 만에야 버스가 도착했다. 이처럼 주거 밀집지여도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 

30분 이상 버스 기다려

부실한 대중교통은 대학가에도 예외가 아니다. 흥업면에 모여있는 여러 대학과 역·터미널을 이어주는 버스노선은 이용자의 편의를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 이 지역 대학생 김모 씨(23)는 "수도권에 있는 집과 학교를 자주 오간다"라며 "시내버스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30분 이상 기다린다. 버스 도착예정시간 같은 건 알려주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이 지역 다른 대학 재학생 이모 씨(여·20)는 "버스 수를 조금만 늘려주면 좋겠다"라며 "한참을 기다렸다 승객이 많아 못 탈 때도 있다. 노선도 꼭 필요한 데로 연결되지 않아 대도시처럼 버스 운행 정보도 제대로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 재학생 조모 씨(25)는 "도심으로 가는 버스조차 자주 없다"라고 했다. 같은 대학 재학생 김모 씨(27) 역시 "버스 배차 간격이 너무 긴 데다 예상 시간과 매번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

초고령화 걱정하면서 대학생 홀대

이 지역 모 대학 에브리타임(커뮤니티)에서는 "학교-원주역 택시비 N분의 1 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그만큼 학교와 역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이 미비하다는 이야기다. 정모 씨(48·원주시 지정면)는 "지방 소멸엔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시내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해 한창 일할 젊은이들이 발이 묶이기 때문이다. 지방 도시 초고령화를 걱정하면서 정작 대학생 등 젊은 세대를 홀대해 교통 문제로 떠나게 한다.

원주의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에는 여러 공기업과 기업이 이주해 왔다. 직장인들도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직장인 김모 씨(45)는 "잦은 서울 출장으로 원주역·만종역을 자주 이용하는데 시내버스 대신 택시를 탄다"라며 "역으로 가는 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효율적이지 않다. 하차 후 도보 이동 거리가 길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한 버스는 21개 정류장을 경유한다"라며 "시간이 중요한 직장인은 이런 버스 못 탄다"라고 말했다. 기업도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2)는 "주거지와 기업이 몰려 있는 기업도시와 KTX 서원주역 사이는 차로 5분 거리인데 버스 노선이 없다"라며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13%만 버스로 출퇴근

필자가 지난 5월 원주 시내 직장인 20명을 상대로 구글 폼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3.2%는 출퇴근 수단이 택시라고 답했고 33.3%는 자가용이라고 했다. 13.3%만 시내버스를 선택했다. 시내버스 만족도에 대해선 81.0%가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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