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한데 규제 막히니 예금담보대출···열흘새 900억 급증

5대은행 예담대 잔액 6조1402억원 예금 유지하며 단기 자금 조달 수단

2025-08-13     박소연 기자
5대은행의 예담대 잔액이 지난 11일 기준 6조1402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이달 들어 주요 은행 예금담보대출 잔액이 900억원 가까이 늘었다. '6·27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축소되자 기존 예금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예담대는 예금 납입액 등을 한도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새로 받을 때는 차주별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상품 특성과 고금리 예금 유지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담대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6조1402억원으로 지난달 말(6조504억원)보다 897억원 늘었다. 불과 열흘 만에 증가 폭이 7월 한 달 증가액(480억원)의 약 2배에 달한 셈이다.

올해 3월부터 이어진 예담대 증가세에는 대출 규제 강화 영향이 크다.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 이내, 신용대출이 연 소득 범위로 제한되면서 부족한 자금을 예금 담보 대출로 충당하는 수요가 늘었다. 

7월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도 수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예담대가 대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금리 인하기에도 고금리 예금을 유지하며 단기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렸다.

여기에 공모주 청약과 주식시장 활황으로 투자 목적 대출 수요까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강화로 생활자금과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예담대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예금을 유지한 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