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호언장담' KB, '숙려단행' 신한·하나···CET1 '13%+α' 어떻게 쓸까

KB금융 CET1 비율 13.5% 초과분 주주환원 환원·자본·수익 구조 지속성 상호작용이 관건

2025-08-06     박소연 기자
CET1 비율은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위기 대응 여력과 주주환원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용어설명

보통주자본비율(CET1) 은행이 위기 때 손실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본 건전성 지표다. 쉽게 말해 ‘위험한 자산’에 대비해 얼마나 튼튼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규제상 최소 기준은 7%이며 금융당국은 12%가 넘도록 권고하고 있다. 산출 방식은 ‘보통주 자본 ÷ 위험가중자산 × 100’이다. 

요즘 은행들이 'CET1'이란 지표에 꽂혀 있다. 금융지주마다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맞추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CET1은 '보통주 자본비율'이라고 한다. 은행이 위기 때 손실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본건전성 지표다. 쉽게 말해 ‘위험한 자산’에 대비해 얼마나 자본을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규제상 최소 기준은 7%인데 금융당국은 12%가 넘도록 권고하고 있다. ‘보통주 자본총액을 위험가중자산 총액으로 나눠서 구한다. 

왜 금융지주들은  CET1 비율 13%를 사수하려할까?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안정적으로 웃도는 선에서 지속적인 주주 환원과 외부 충격 대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올해 상반기 KB·신한·하나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모두 13%를 넘어섰다. 안정적인 자본을 확보한 금융지주들은 남는 자본, 즉 '13%+α'를 활용할 방법을 고민한다. CET1 초과분에 대한 자본 활용 프레임워크 중에서는 KB금융의 전략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KB는 CET1 13.5%를 초과하는 자본을 전량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6일 여성경제신문이 각 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 자료를 분석한 데 따르면 3사 모두 양호한 실적 흐름을 바탕으로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실적 호조 외에도 비이자이익 확대와 자산 효율성 개선 등이 자본비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KB는 13.74%, 신한은 13.59%, 하나는 13.39%로 각각 역대급 실적과 함께 자본 비율 목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자본비율 목표는 유사하지만 이를 달성한 수익 구조와 자본 활용 전략은 저마다 다르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순이익 3조374억원, 2분기 순익 1조549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2조8640억원으로 1.5%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1조2650억원으로 13.7% 증가해 수익구조의 균형이 개선됐다. 특히 보험, 카드, 증권 등 주요 자회사에서 비이자수익이 고르게 확대되며 자본 여력을 끌어올린 것이 CET1 비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이익 3조4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자이익은 3조1065억원으로 3.7% 줄어들었다. 증권·보험 부문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이 1조4313억원으로 17% 증가하면서 이익구조의 안정성이 높아진 점이 자본비율 제고에 기여한 요소로 평가된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순이익 2조30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2% 증가했고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은 4조4911억원으로 2.5%, 비이자이익은 1조3982억원으로 10.0% 늘어났다. 특히 유가증권과 외환파생 관련 매매평가익이 28.1% 급증하며 비이자 부문 성장을 견인했고 투자금융 기반 수수료 수익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익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면서 자본비율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CET1 비율은 13.39%로 13~13.5%의 관리 목표 구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국내 금융지주들이 CET1 비율 13%를 건전성 관리의 핵심 목표로 삼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이는 단순히 바젤 III 규제 기준을 넘어서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들이 12% 이상의 CET1 비율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 비율이 하락할 경우 주주환원 정책에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요구한다.

사실상 이는 안정적인 주주환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간접적인 기준선으로 작용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CET1 비율 13% 이상을 위기 대응 여력은 물론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한다. 이러한 수치는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과 맞물려 시장 신뢰를 뒷받침하는 역할도 한다.

역설적으로 자본비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거나 외부 충격으로 재원이 줄어들 경우 시장 기대와의 괴리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과 분기배당 확대는 실적과 자본여력에 따라 결정되므로 수익 구조가 흔들릴 경우 환원 기조의 일관성이 약화될 수 있다. 

실제로 세 금융지주 모두 증권·보험 등 비이자부문의 수익 확대에 힘입어 CET1 비율을 높였지만 해당 부문은 경기 변화에 민감해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구조적 제약이 따른다. 결국 ‘13%+α’를 기준선으로 삼아 시장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전략은 자본비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 금융지주의 환원 전략이 자본 여력과 수익 구조의 지속성과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향후 시장의 신뢰와 주가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