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유령 DC 청산?···저커버그 초지능 위해 안경도 벗나?
2.7조 규모 데이터센터 매각하고 AI에 최적화된 인프라 재원 확보 연간 최대 720억달러 지출 전망 자체 자금 포기 외부 자본 첫 수혈
메타(Meta)가 20억 달러(약 2조7700억 원) 규모의 기존 데이터센터 자산을 매각하고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외부 자금 유치에 나선다. 유령 도시용 설비를 정리하고 인공지능(AI) 맞춤형 호출 기반 구조로 전환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메타가 처음으로 AI 인프라 구축 비용을 외부 파트너와 분담하겠다고 밝힌 조치다. 기존에는 자체 현금흐름으로 성장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메타버스 전략의 한계를 사실상 인정하고 리셋하려는 자세란 점이 주목된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현재 일부 자산을 ‘매각 예정’으로 재분류했으며, 이 자산은 향후 12개월 내 제3자에 이전돼 공동 개발 방식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에는 토지와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가 포함돼 있으며 장부상 평가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메타가 보유한 전체 매각 예정 자산은 약 32억6000만 달러(약 4조5200억 원)에 이른다. 메타는 구체적인 거래 상대방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외부 자금 유치를 전제로 한 대규모 재편이 가시화된 셈이다.
빅테크업계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부동산 매각이 아니라 구조 호환성이 단절된 구세대 인프라에 대한 청산으로 해석한다. 메타버스 중심의 고정형 자산은 파라미터 자가 강화형 호출 시스템을 요구하는 최신 AI 흐름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초지능을 위한 슈퍼클러스터 건설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슈퍼클러스터 한 개 규모만으로도 맨해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언급하며 AI 인프라 구상이 구조 전체의 대전환임을 시사했다.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연간 660억~7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AI용 데이터 처리와 콘텐츠 전달 최적화를 위한 투자 항목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메타는 광고 매출 호조가 일부 비용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식 데이터센터 매각과 인프라 교체는 단기 수익과 무관한 장기적 기업 전략 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메타의 ‘유령도시’로 불렸던 메타버스 전용 설비는 결국 AI 중심 구조 전환의 흐름에 밀려나는 모양새다. AI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안경을 쓰고 나와 확장 현실을 선도하겠다던 전략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접어든 모양새인데 겉으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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