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 ‘무비자 특수’ 온다···면세점 ‘매출 회복’ 기대감 고조

3분기 中 단체관광 무비자 허용 침체된 면세점 매출 회복 기대감 주요 면세점, 중국기업 손잡고 협력

2025-07-31     류빈 기자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관광객들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올해 3분기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면세점 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면세점들은 면세 활성화를 위해 중국 기업과 손을 잡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는 모양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기대된다. 실제로 중국은 2023년 말부터 비자 면제를 확대했고, 이에 따라 2024년 무비자로 중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112.3% 증가한 2011만5000명에 달했다. 한국도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에 비자 면제를 시행한 바 있다.

오랜 기간 실적 악화를 겪은 면세점들은 객단가가 높은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에 힘입어 매출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면세점 업황은 갈수록 더 침체되고 있다. 외국인 구매객은 늘었지만 객단가는 떨어지며 전체 매출액이 떨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구매객은 올해 6월까지 총 51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2만 명 대비 16.1% 증가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6조36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보다 14%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외국인 객단가는 전년 동기(167만원) 대비 약 43% 감소한 94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K-뷰티, K-푸드 등이 인기를 끌며 개인 관광객들이 명품보다 화장품이나 먹거리 제품 등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져 면세점 객단가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각 면세점 업체도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지난 2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는 면세점(TR) 부문 영업손실이 1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한 올해 1분기보다도 더 악화됐다.

이에 면세점 업계 활성화를 위해선 중국인 관광객 확대가 절실해진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쇼핑을 위해 한국을 찾고, 명품 소비 비중이 커 수익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신세계면세점,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대비해 최근 중국 기업과 협력을 논의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중국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우상그룹, 왕푸징그룹과 한국상품 판로 확대와 제휴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상·왕푸징그룹 임원과 양호진 신세계디에프 영업본부장 등은 면담에서 올해 하반기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이 시행될 경우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마케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우상그룹은 중국 중부에서 쇼핑몰과 대형마트 등을 운영하고, 왕푸징그룹은 백화점과 쇼핑몰·아웃렛·면세점·전자상거래 등을 운영하며 25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우상그룹과 왕푸징그룹은 중국 내 광범위한 유통망과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한 핵심 기업으로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면세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및 모기업인 중국여유그룹 임원진과 만나 양사 발전과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양사는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호텔, 관광지 등 관광 분야에 대한 교류 및 협력을 의논했다. 

CDFG(China Duty Free Group)는 1984년 설립된 중국 최대 면세 유통 기업으로, 중국 관광지인 하이난섬에 세계 최대 면세점을 운영하는 등 영국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가 발표한 글로벌 면세점 매출 순위에서 2022년 1위, 2023년엔 2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3분기로 예정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정책에 대비해 단체관광객 및 개별관광객(FIT)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바운드(방한 외국인 관광) 여행사와 함께 뷰티 클래스, K-콘텐츠 체험 등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상권에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3년 한국행 첫 중국 패키지 단체 관광객이 서울시 장충동 소재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방문해 환영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도 지난 6월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중국여유그룹 경영진과 직접 만나 글로벌 면세 활성화를 위한 양사 간 협력 및 교류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여유그룹은 4대 핵심 사업인 여행 서비스, 여행 상품 및 채널, 여행 자원 및 시설, 여행 금융을 중심으로 다각화해 사업을 운영 중이며, 자회사인 중국면세점그룹(CDFG)은 1984년 설립된 세계 최대 면세 기업이다.

신라면세점에서는 중국인 고객 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사무소와의 연계를 통해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하고 있다. 마이스(MICE), 인센티브 단체 등 고부가가치 단체 중심 유치활동을 통해 중국, 동남아 단체고객이 월평균 2만명 이상 방문하고 있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마이스 및 인센티브 단체를 유치 중에 있으며, 보이드(VOID) LED 대형 전광판 환영행사 송출, 골드 패스 등 환영 선물 제공, 단체 행사 진행 및 전시공간 제공, 중국인 선호 브랜드 중심 MD 확대,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한 맞춤형 컨텐츠 제공 중에 있다. 이밖에도 K-POP 팬미팅 등의 대형 단체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다. 최근 일일투어나 소규모 FIT성 단체 여행 형태의 변화에 따른 연계 상품도 개발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면세점 업계에는 확실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나면 매출 회복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