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산재 사망에 대표 공식 사과···李 "미필적 고의 살인"

2025-07-29     류빈 기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29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연이은 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한 담화문 발표에 앞서 관계자들과 사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지적하자,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29일 오후 인천 송도 본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올해 저희 회사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이어 또다시 이번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전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여 숨졌다.

앞서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는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에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도 발생하는 등 올해 들어 4차례 중대재해 사고가 일어나 4명이 사망했다.

회사 점퍼 차림으로 임원들과 단상에 올라 고개를 숙인 정 사장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깊은 슬픔에 잠겨 계실 유가족들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원점에서 잠재된 위험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사고를 예방하고, 생업을 위해 출근하신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재해 예방 안전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김현출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부 안전 전문가와 안전기관을 총 망라해 안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자 한다"며 "빠른 시간 내에 우리 회사에서 안전이 어떻게 잘 안되고 있는지, 어떤 개선사항이 있는지 찾아내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연이은 산업재해 사고로 노동자들이 숨진 사실을 언급하며 질타했다. /연합뉴스

앞서 이 대통령은 오전 생중계된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를 본보기로 지목하며 사망사고 다발 기업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공시를 통한 주가 폭락' 등을 언급하는 등 강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산재 사망사고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포스코이앤씨에서 올해 연달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을 언급하며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이런 생각을 한 결과가 아닌가 싶어서 정말로 참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라는 회사에서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돈 벌자고 간 직장이 전쟁터가 된 것 아닌가. 어떻게 동일한 사업장에서 올해만 다섯 명이 일하다 죽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다섯 번째 산재 사망사고라고 한 부분은 부상자를 사망자로 오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고질적인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고 질타하며, 징벌적 배상 도입, 고액 과징금, 대출 제한, 건설 면허 취소 등 강경책을 언급하며 각 부처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 사고가 나면) 여러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