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확보 분초 다투는데···‘SMR 부지 선정’ 왜 자꾸 늦어지나 

“지역 여론 수렴 먼저” 여당 일부 발목 새 정부 조직개편 논의도 변수로 부상 “더 늦어지면 SMR시장 경쟁력 상실”

2025-07-25     유준상 기자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 원전 /연합뉴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연말까지 예정된 부지 선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야딩 일부에서 지역 여론 수렴을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다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맞물려 에너지 정책 조직 이관 논의가 단기간 내 매듭지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성장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에 대응하려면 SMR 부지 선정과 건설 착수를 더는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하반기 중 지자체 자율 유치 공모에 착수해 연내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공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와 업계는 SMR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초안에 포함된 만큼 국정기획위원회 논의가 마무리되는 8월 중하순 이후 본격적인 일정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고는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 부지 선정 절차를 추진하기에 앞서 지역 여론 수렴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어 향후 일정 논의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허성무 의원을 필두로 ‘소형원자로 상용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까지 발의했지만 당내 반대 여론이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SMR 추진이 당 전체를 아우르는 중론이 되진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새 정부의 조직개편 논의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부 산하 에너지 정책 조직이 신설될 기후에너지부로 이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안정화되기까지는 SMR 관련 정책에 곧바로 속도가 붙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당초 ‘원전파’ 김정관 ‘재생에너지파’ 김성환 구도로 파열음을 낼 것으로 보였던 산업부와 환경부간 정책 협력 여부는 김성환 장관의 ‘탈원전→확원전’ 입장 변경으로 파란불이 들어왔다는 해석이다. 

향후 에너지 정책 조직이 얼마만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체계를 갖추어 운영될 것이냐에 에너지 정책의 미래가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만약 에너지 정책 추진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SMR 부지 선정과 관련한 행정적 논의도 초기 단계에 머물면서 산업계에서는 전력 수요 대응이 지연될 수 있다. 특히 최근 AI 산업 확장과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전력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 1050TWh, 2035년에는 최대 170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독일이나 프랑스 등 주요국 연간 전력 소비량을 넘는 수치다.

국내에서도 대형 AI 데이터센터 한 곳의 하루 전력 사용량은 50~150메가와트시(㎿h)로, 중소도시 하루 소비량에 맞먹는다. GPT-5급 AI 모델 학습에는 1000㎿h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려면 탄소중립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확보가 시급하며 전문가들은 그 현실적 해법으로 SMR을 지목한다.

SMR은 50~300㎿급 소형 원전으로 모듈 형태로 제작해 빠르게 조립할 수 있어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도 낮다. 수동 안전 설계로 안정성이 높고, AI 데이터센터처럼 고전력 산업시설에 적합한 차세대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 기후 대응, 지역 전력 자립 등 정책 목표와도 연결되는 전략 기술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SMR은 설계 표준화와 모듈화 기술을 기반으로 빠른 건설이 가능하지만 부지 선정 지연이 계속되면 전체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정치권에서 속도 조절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업계도 적극적 움직임을 취하긴 어렵지만 내부적으로는 일정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