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로드] (11) 인프라 확장 나선 아프리카···韓 은행 진출 해법은 '파트너십'

인프라·디지털 중심 투자수요 확대 금융·자문 결합한 진출 전략 부상 AFC 협약 기반 신한銀 협력 주목

2025-07-24     박소연 기자
아프리카 인프라 수요 확대 속에서 한국 금융권이 현지 개발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프리카 민간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 금융권이 개발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진출 기반을 다지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다자개발금융기관인 아프리카금융공사(AFC)는 최근 신한은행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한국 기업의 시장 접근과 금융 파트너십 확대에 나섰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아프리카는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재정 여건 악화와 국제 공적개발원조(ODA) 축소 등으로 인해 개발자금의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 자본과의 협력, 특히 금융과 자문 기능이 결합된 프로젝트 방식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외국계 금융기관의 역할 확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의 ‘2025 아프리카 진출전략’ 보고서에서는 나이지리아를 수출 유망 국가로 제시하며 금융서비스를 유망 품목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핀테크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3조 나이라(약 9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250개 이상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23.5%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3년 기준으로는 약 2억43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돼 아프리카 전체 핀테크 투자 중 37%를 차지했다. 특히 결제·송금·보험 등 분야에서 디지털 금융 수요가 커지고 있어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신한은행은 아프리카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재 '8비숍스게이트' 빌딩에서 런던지점 이전식을 열고 아프리카금융공사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FC는 현재까지 35개 아프리카 국가에 120억 달러 이상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 경험을 보유한 아프리카 대륙 최대 다자개발금융기관이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아프리카 내 인프라 프로젝트 공동 평가 및 자금 조달 △아프리카에 진출(예정) 한국 기업 지원 △한-아프리카 무역 활성화를 위한 무역금융·관련 서비스 제공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에너지·교통·디지털·산업개발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시장 진입 시 직면하는 금융·정보 장벽 해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AFC는 단순 자금 제공을 넘어 사업기획, 구조화, 실행까지 참여 가능한 개발 파트너로 신한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결합할 경우 실질적 투자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혁 은행장은 “런던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자, 금융과 혁신이 융합된 도시”라며 “신한은행 런던지점은 지난 30여 년간 글로벌 금융 전략을 실현해온 핵심 거점으로 이번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 지역인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 사례다”며 “향후 AFC와 금융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해 공동 대응하고 인프라 현대화 등 지속가능한 개발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로 협력 체계를 넓혀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진출은 여전히 정보 비대칭과 시장 불확실성 등 진입 장벽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지만 인프라 투자와 디지털 금융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만큼 한국 금융권의 선제적 진입은 향후 다양한 파트너십 모델로의 확장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 된다. 특히 개발금융기관과의 공동 사업 구조는 리스크 분산과 현지 맞춤형 금융 솔루션 적용이라는 점에서 유효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