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수단 없어진 차주들···은행 카드대출 연체율 20년 만에 최고
연체율 4.2%, 4개월째 상승세 2금융권도 대출 공급 조절 나서
카드사를 분리한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 은행의 카드대출 연체율이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이 주된 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대출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4월 3.6%에서 5월 4.2%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5년 5월(5.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일반 은행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를 분리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IBK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제외한 금융기관을 뜻한다. 광주·경남·부산·전북은행 등 지역 기반 은행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카드대출에는 단기 대출 성격의 현금서비스와 장기 분할상환 대출인 카드론이 포함된다.
하루 이상 원금이 연체된 건을 기준으로 한 이들 은행의 카드대출 연체율은 2023년 12월 2.8%에서 2024년 1월 3.0%로 상승한 뒤 이후 3%대를 유지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각각 3.5%, 3.6%를 기록했고 5월 들어 4.2%로 급등했다. 연체율이 4%를 넘은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1·2금융권 모두 여신 심사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의 자금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주요 은행은 소득과 신용등급이 양호한 고객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운용하고 있으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도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수치에도 반영됐다. 5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95조7067억원으로 2021년 10월(95조578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존에 다수 금융권에서 한도까지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마지막으로 카드대출을 이용한 뒤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