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메인 페이지 메뉴 구성, 이대로 괜찮은가
상단 메뉴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아 독자는 2~3초 안에 구독 여부 판단 독자에게 암호 해독 요구해선 곤란
새로운 시각으로 여성경제신문을 바라보기 위해 스스로를 여성경제신문 사이트에 처음 들어온 독자라고 상상해 봤다. 그렇게 메인 페이지를 둘러보는데 상단 메뉴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다고 느꼈다.
'더봄', '여경기획', '대한移민국' 목차는 과연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는 목차일까. 처음 들어온 독자로서 아리송하기만 했다. 그때 깨달았다. 집중력이 금붕어보다 짧아진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너무 많은 '해석'을 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스마트폰을 켜고 뉴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순간 사람들은 2~3초 안에 더 볼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유저가 불편함을 느끼거나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들은 주저 없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다른 언론사들의 메인 페이지를 살펴보자. 거의 모든 언론사는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문화', '스포츠' 같이 표준화된 카테고리로 상단 메뉴를 구성했다.
이런 표준화가 이루어진 이유는 분명하다. 뉴스를 탐색할 때 독자들이 갖고 있는 인지적 분류 체계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미 이러한 분류에 익숙해져 있으며 익숙한 구조 속에서는 정보 접근 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이는 '정치 뉴스는 정치 탭에 있다'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디지털 문해력과 연결된 사용자 행동의 결과다.
이제 여성경제신문을 살펴보면 '여성' '여경기획' '대한移민국' '더봄' '실버세상' '옴부즈맨' '오피니언'으로 상단 메뉴가 구성되어 있다. 처음 방문한 독자가 이 메뉴들을 보고 어떤 카테고리 메뉴인지 즉시 파악할 수 있을까? '실버세상', '오피니언'을 제외하곤 쉽지 않다고 본다.
독자들은 '더봄'이 봄에 관련된 기사인지, 아예 다른 의미인지 알 도리가 없다. 물론 더봄의 의미에 대해 더봄 필진 신청하기에 들어가면 알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의미에 대해 알아보려는 독자는 드물다.
'대한移민국'은 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필자는 요즘 20~30대가 ‘移’라는 한자를 제대로 아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자는 그들에게 외국어나 다름없다. 그래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옴부즈맨 메뉴는 어떠한가? '옴부즈맨'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 옴부즈맨을 다른 단어로 대체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 본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네이버 뉴스든, 유튜브든, 인스타그램이든 얼마든지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상단 메뉴 이름들이 뭘 의미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면? 그들은 고민하지 않고 그냥 떠날 것이다. 클릭 한 번이면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데 굳이 수수께끼를 풀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언론사의 메뉴명은 단순한 분류 체계가 아니다. 독자와의 첫 만남이자 소통의 시작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독자들에게 암호 해독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만의 정체성과 콘텐츠 방향은 분명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그 가치 있는 콘텐츠가 더 많은 독자에게 닿기 위해서는 접근성 측면에서의 고민도 필요하다.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독자의 삶에 도달하길 바란다면 상단 메뉴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 하나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더 많은 사람이 더 편하게 여성경제신문에 닿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여성경제신문 허영주 크리에이터 good79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