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택자였던 구윤철 후보자, 3주택 매각 대금만 45억원 육박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구윤철 후보자와 그 배우자가 다주택 투기로 재산을 증식해온 것으로 확인돼 다주택 규제 강화를 예고한 이재명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천하람 국회의원(개혁신당 원내대표)이 16일 기획재정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윤철 후보자는 2018년까지 4주택자였는데 이 중에서 매각한 주택 3채의 매각가액만 45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윤철 후보자 본인은 세종특별자치시 종촌동 소재 아파트를 2012년 2억6900만원에 분양받아 2018년 4억원에 매각했고, 후보자의 배우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소재 상가주택을 2010년 15억5000만원에 취득해 2021년 27억원에 매각했다. 주택 2채를 팔아 12억8100만원 이익이 생긴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세금 6억여원을 납부했으므로 실제 시세 차익은 6억여원에 달한다.

한편 후보자의 배우자는 그 부친으로부터 2014년 서울특별시 마포구 염리동 소재 단독주택을 상속받아 2018년 14억3400만원에 매각했고, 따로 2013년에 매입해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소재 아파트는 공급가액만 15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후보자와 그 가족들의 재산은 인사청문요청안 기준 5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 규제 강화를 예고한 이재명 정부와 그간 다주택자를 악마화해온 민주당이 다주택으로 재산을 증식해온 사람을 초대 경제부총리로 지명한 꼴이라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구윤철 후보자와 그 배우자의 부동산 투자가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투기에 이르는 정황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인사청문요청안에 첨부된 후보자와 그 배우자의 주민등록초본을 확인해본 결과, 후보자는 공무원 특별공급에 당첨돼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래로 단 한 번도 해당 주택에 전입신고를 한 바 없어 공무원 특공의 취지에 반해 이주는 하지 않고, 시세 차익만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로서 공공의 재원으로 조성된 자산을 사익편취에 사용해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배우자가 매입한 백현동 상가주택은 2007년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재직 시절 성남판교 지구의 이주자택지를 원계약자로부터 전매 받아 매입한 점, 개포동 아파트는 개포1차 지구 재건축 사업의 사업시행인가 전인 2013년 4월 16일에 취득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부동산 투기 세력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천하람 의원은 “대통령의 인사는 상징”이라며 “다주택 규제를 예고한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 투기 혐의자를 경제부총리로 지명한 것은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또 천 의원은 “다주택 투기로 재산을 증식해온 경제부총리가 향후 부동산 정책에 관여할 경우 정부 정책의 영(令)이 서겠냐”면서 “후보자의 농지 투기 의혹에 이어 다주택 투기 정황도 확인된 만큼,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후보자의 재산증식 과정을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