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중선파마, 베트남 의약품 시장 '쾌속 확장'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 인수 후 공격적 출점 동화약품 주요 제품 현지 약국·온라인 입점 확대 매출은 급증했지만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
국내 최장수 제약사 동화약품이 해외 투자처로 낙점한 베트남 시장에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약국 체인 '중선파마(TRUNG SON Pharma)'를 인수한 이후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는 동시에 자사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유통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2023년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 지분 51%를 374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14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던 중선파마는 동화약품 인수 이후 빠른 출점 전략을 통해 2024년 3월 기준 229개 매장을 확보했다. 현재 월평균 6~7곳의 신규 매장을 오픈 중이다. 2025년까지 460개 매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 베트남 약국 체인 3위인 ‘안캉(326개)’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동화약품은 자사 제품의 현지 유통도 본격화했다. 대표 일반의약품 ‘부채표 까스활’(활명수)과 ‘홍삼 골드 드링크’ 등은 이미 중선파마 약국과 온라인몰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산삼배양근액, 글루타치온 제품 등 건강기능식품도 전면 배치됐다. 까스활과 홍삼 제품은 베트남 의약품관리국(DAV)의 판매 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BMI에 따르면 베트남 의약품 소매 시장 시장 규모는 2021년 77억달러에서 2026년 161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롱저우(2000개), 파마시티(924개), 안캉(326개) 등이 주요 체인으로 자리잡고 있고 중선파마는 현재 4위다.
동화약품은 인수 이후 현지 경영 안정화를 위해 이인덕 부사장을 중선파마 총괄로, CJ제일제당 출신 노웅호 전 베트남 식품법인장을 현지 대표로 선임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실적 역시 변화가 있었다. 2023년 동화약품 매출은 전년 대비 28.7% 증가한 464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중선파마가 거둔 756억원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같은 해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중선파마 자체도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빠른 확장에 따른 비용 부담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주요 체인 가운데 롱저우를 제외한 다수 업체들이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중선파마의 공격적인 확장 역시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선파마는 과거 베트남 남부지역에 매장이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베트남 전지역으로 균형있게 확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신규 매장들이 안정화되고, 자사 제품 입점이 본격화되면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