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지어선 못 버틴다”···경기침체에 에너지사업 눈돌린 건설사들

원전·SMR·LNG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 다각화  GS건설, 수처리기술 활용해 연어양식장 운영 현대·현산, LNG·원전 시장 영역 확대 ‘속도전’

2025-07-14     유준상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준공한 파나마 콜론 복합화력발전소&LNG터미널. 포스코이앤씨는 LNG 프로젝트로 수전해, 암모니아 수소 추출 설비에 대한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국내 건설사들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공사비 급등, 미분양 증가 등 복합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전과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에너지 신사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건설업 특성상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수익 창출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호주 우드사이드 에너지,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LNG 액화 사업 개발’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글로벌 LNG 액화 플랜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번 MOU를 발판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벌 LNG 액화 플랜트 시장에 진출해 LNG 사업 수행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LNG 외에도 재생항공유, 바이오디젤 등 ‘저탄소 에너지’와 태양광, 풍력 등의 ‘탈탄소 에너지’ 플랜트 건설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 홀텍 등 미국의 원전 기업과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원전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난달 핀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포툼과 신규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업무착수계약(EWA)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설계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안으로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미국 원전 해체 시장에 참여해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2022년 미국 홀텍과 인디안포인트 1~3호기 원전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전문 인력을 현장에 파견해 노하우를 쌓아왔다.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발주가 확대될 국내외 원전해체 분야 수주를 겨냥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글로벌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일본 중공업 기업인 IHI와 소형모듈원전(SMR)을 위한 ‘강판 콘크리트 벽체(SC)’ 모듈화 실증을 완료했다.

SC 구조는 강판 철근콘크리트구조의 철근을 대신해 강판 양면 내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은 합성구조체로 모듈화에 적합한 기술이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SMR 사업 기본설계(FEED)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본공사 시공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은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평가된다. GS건설은 기존 사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목조 모듈러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전문기업 ‘단우드’를 인수하고,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제조 자회사 ‘GPC’와 목조 모듈러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를 설립했다.

또 GS건설은 수처리 기술을 활용한 연어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육상 스마트 연어양식장인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준공했다. 2년여 간 양식 기간을 거쳐 2026년 4분기부터 연어를 출하할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는 이유로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꼽힌다. 건설업이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인 만큼 이와 관계없이 성장성이 있는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형 건설사는 다수가 그룹 계열사로, 우수한 신인도와 보유자산을 기반으로 한 자금조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직면한 경영환경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여건 마련을 위한 계속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