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검찰총장 경쟁자’···조은석 특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악연 언제부터?
특수통 출신 조은석,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주도 6년 전 검찰총장 경쟁… 피의자와 특검으로 재회 윤 전 대통령 측근들 잇단 진술 번복, 수사 급물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계엄령 문건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차 구속되면서 수사 총지휘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와의 과거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 출신이자 2019년 검찰총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두 사람은 6년 만에 피의자와 특검으로 재회하며 법조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은석 특검은 사법연수원 19기로 평검사 시절부터 굵직한 대기업 및 정치권 수사를 맡아왔다.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외화밀반출, 나라종금 로비, 썬앤문 사건, 조폐공사 파업유도,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등을 처리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대검찰청에서 수사팀을 지휘했으나, 청와대와의 갈등 끝에 좌천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고검장으로 복귀했다. 같은 시기 윤 전 대통령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기용됐다. 두 사람 모두 박근혜 정부 당시 좌천됐던 특수통 검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2019년 문무일 검찰총장의 임기 만료 이후, 차기 총장 후보군 중 하나였던 조 특검은 사법연수원 23기인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밀려 탈락했고 이후 검찰을 떠났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에서 대권까지 거머쥐었으나 조 특검은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복귀했다가 2025년 내란특검 수장을 맡으며 다시 조명을 받게 됐다.
조 특검은 세 명의 특검을 중심으로 한 내란수사팀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특검 수사 개시 약 한 달 만에, 윤 전 대통령 핵심 측근들의 진술 변화가 줄줄이 이어지며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가장 눈에 띄는 진술 변화는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당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지시 등 관련 혐의를 부인했으나 특검 조사에서는 이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진술을 바꿨다. 윤 전 대통령이 “총은 경호관들이 더 잘 쏜다”, “총을 보여줘라” 등 지시를 내렸다는 발언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명시됐으며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도 통화 내역과 함께 드러났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도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보고를 받은 후 언성을 높이며 격노한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해 김 전 차장이 직접 증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선 “그런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특검 조사에선 정반대의 진술을 내놓았다.
특검팀은 측근들의 이탈이 수사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인물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 7·31 회의 참석자들도 곧 소환될 전망이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 심사 당시 “고립무원의 상황”이라며 직접 최후진술에 나섰고 구속 이후 특검 출석 요구를 거부하며 법률 대응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교체 이후 피의자와 특검으로 다시 만난 두 특수통 검사 출신의 대결은 조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로 일단락됐다. 향후 특검의 수사는 윤 전 대통령 기소를 포함해 이른바 ‘12·3 계엄령 문건’ 관련 전모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