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vs한투證, 서로 '중립' 평가···리포트 이목 집중

상대편 향해 '매수'서 '중립' 투자의견 하향 두 회사 모두 "보고서는 개인 의견" 일축

2025-07-11     서은정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서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각 사

국내 증권업계 1·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비슷한 시기에 서로를 '중립'으로 평가한 리포트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인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계획 없이는 추가 상승 난망'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한국금융지주는 그간 주주환원 확대 요구 속에서도 성장을 중점 목표로 제시하며 환원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다"며 "타사와 동일한 정도의 저평가 해소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틀 뒤인 9일 한국투자증권도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한 달 만에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지배순이익이 2991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를 25% 상회할 것"이라면서도 "호실적을 감안해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을 9.1%에서 9.3%로 상향했으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2배인 상황이다. 자본비용을 자사주 소각 관련 정책 기대감을 반영한 11%대로 적용하더라도 주가 추가 상승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두 리포트 모두 연구원의 개별적 분석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지만 리포트 발간 시점이 맞물리며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에선 매도 보고서가 드문 특성상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연구원이 개별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라며 "회사에서 별도로 개입한 부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증권주가 크게 상승하면서 증권사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 것일 뿐, 이를 외부 요인으로 보긴 어렵다"며 "평가 리포트는 개인 연구원들이 내는 것인데 우연의 일치로 맞물려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프닝의 배경으로 증권주의 급등이 꼽힌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들 증권사들의 시가총액은 3~4조원대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초 주가가 급등하면서 각 사의 시총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날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은 12조6325억원, 한국금융지주는 8조4592억원의 시총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다른 증권사들은 두 회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한국금융지주를,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을 최선호주로 꼽은 바 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