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더봄] 댄스스포츠 전문 잡지 기자로 활동한 추억

[강신영 쉘위댄스] (79) 내 댄스 인생 최고의 전성기

2025-07-20     강신영 댄스 칼럼니스트

내 댄스 경력 중에 댄스스포츠전문잡지 기자로 활동한 이력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댄스스포츠가 한창 인기 좋을 때 <댄스스포츠코리아>라는 전문 월간잡지가 탄생한 것이다.

2004년 IDTA(International Dancesport Teachers Association) 국제 댄스스포츠 지도자 협회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영국에 유학 다녀온 직후 처음으로 댄스책을 출판하기 위해 이 잡지사에 찾아갔었다. 그 자리에서 책 출판 동의는 물론 기자로 활동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업계 유일한 잡지사 기자로서의 활동은 나의 댄스 이력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 덕분에 날개를 달았다. /사진=강신영

직원이라고는 사장, 사진 기자 그리고 여직원 한 명뿐인 열악한 환경이었으나, 어엿하게 댄스계를 대표하는 언론사 대접을 받았다. 그 덕분에 내 댄스 라이프에 날개를 달았다. 댄스스포츠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사에 VIP로 초빙받아 취재 겸 다닌 것이다.

그 덕분에 댄스 행정가, 심사위원, 선수, 등 우리나라에서 댄스스포츠계에 몸담은 사람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VIP석에는 댄스화를 거의 독점 공급하다시피 하는 업체 사장, 댄스 음반과 영상업체, 댄스 화장 및 분장 전문업체 사장들과 같은 자리를 차지했다.

잡지의 수준은 당시에는 전국에서 벌어지는 댄스스포츠 대회를 한 페이지씩 할애하여 소개하는 것이 전부였다. 직접 가 본 대회도 있지만, 다 다닐 수 없으므로 대회 카탈로그만 보고 기사를 쓰기도 했다. 자기네 행사가 잡지에 실려야 하므로 대우가 좋았다. 내 얼굴도 매달 큼지막하게 실리고 있었으므로 어딜 가나 나를 알아봐 줬다.

월간잡지이다 보니, 시간이 빨리 흘렀다. 몇 군데 대회 및 행사 참관을 하다 보면 마감일이 다가왔다. 미처 가 보지 못한 대회 카탈로그도 쌓였다. 그래도 지면 할애를 해야 하니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가세하면서 내 이름으로 쓴 댄스 칼럼도 싣고, 선수는 물론 지도자, 관계자 인터뷰도 하면서 기사도 다양해졌다. 한국에 레슨 또는 경기대회 참가차 온 세계 정상급 외국 선수들도 직접 인터뷰하여 잡지를 풍성하게 장식했다. 그중 영화 <쉘위댄스>에서 빛나는 여주인공 역을 맡은 구사카리 타미오와의 인터뷰 기사는 그녀의 매력적인 사진과 함께 몇 달간 잡지 표지를 장식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각종 댄스 행사에서 시범을 보일 때 현장 영어 통역으로도 활동했다. 직업으로 무역 일을 하면서 영어에는 자신 있었고, 댄스 전문용어이므로 영국 유학 때도 언어 소통에는 거의 어려움이 없었다.

전국의 유명 댄스스포츠 지도자들의 학원 광고도 실어 줬다. 다양한 댄스 정보가 다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잡지는 운영난으로 현재 휴간 중이다. 댄스스포츠 관련 업계가 댄스화, 댄스 의상실을 제외하고는 광고를 실을만한 업체가 없으므로 구독료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웠다. 이 잡지에 광고를 실은 댄스 의상실들은 나름대로 인지도를 넓히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대기업 광고가 절실한데, 댄스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품고 있는 상위 결재자가 있으면 담당자가 결재를 올리더라도 광고 승인이 안 나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회적인 인식이 좋아져야 댄스계도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낸 댄스 책들이 교보문고 등 전국 유명 서점 댄스스포츠 서가를 점령했었다 /사진=강신영

이 잡지사를 통해 <댄스엔조이>라는 댄스책을 자비 부담 없이 두둑한 인세를 받아 가며 4권이나 연작으로 출간할 수 있었다. 그 후 자신감을 얻어 책도 몇 권 더 내고 지금까지도 댄스에 관한 글을 쓴다. 돌아보니 내 댄스 인생 중 가장 화려한 시기였다.

여성경제신문 강신영 댄스 칼럼니스트 ksy69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