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정제마진 겹호재에···SK이노베이션 주가 25% '껑충'
30일 주가, 직전 거래일 대비 25.15%↑ 12만2400원 마감하며 시장 이목 집중 美출하량 급등에 정제마진 5년래 최대치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지난달 30일 12만원을 돌파하며 직전 거래일 대비 25% 넘게 급등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2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늘고, 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정제마진도 25년래 최대치로 급등하는 호재가 겹치면서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직전 거래일(27일) 대비 2만4600원(25.15%) 오른 12만24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 한 때 12만3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최저가(8만800원)을 찍은 뒤 불과 한 달 만에 주가가 무려 51.5% 수직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배터리와 정유가 이끌고 있다.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바닥을 찍고 북미 배터리 출하량이 급증한 데다, 정제 마진까지 크게 오르며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SK온은 현대차 메타플랜트 가동 효과로 올해 2분기 북미 배터리 출하량 증가에 따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령액이 2075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SK온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 규모 22기가와트시(GWh) 중 77.3% 수준인 17GWh가 현대차향(向)으로 배정됐는데, 가동률도 90% 이상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SK온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유럽 시장 내 폭스바겐 ID시리즈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본업인 정유 사업도 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반등하면서, 정제마진이 25년래 최대치인 배럴당 10~11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경우 올 3분기부터 수익성이 크게 회복될 전망이다. 윤활유 사업도 2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며 마진폭이 전 분기 대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리포트에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며 "정제마진도 5월 반등 후 6월에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어 3분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석유, 가스, 소형모듈원자로(SMR), 배터리 등 미래 에너지 관련 기업으로의 SK이노베이션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연간 조단위 영업익 창출하는 SK E&S와 합병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며 원전이 각광받고 있지만, 실제 원전을 갖추기까지 10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전력량을 채울 현실적 대안으로 '가스'가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회사가 보유한 고유의 석유 사업 가치가 있음에도 코로나 시점이나 10년 전인 2014년 주가 수준까지 밀려있다"며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가치에 대해 주목하지 않고, 부정 이슈가 모두 반영된 것이 현재 주가"라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의 북미 중심의 배터리 사업도 가동률이 90%를 상회하는 등 안정화되고 있고, 유가 안정화가 지속되고 향후 물가 안정화에 따라 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금융 부담도 큰 폭으로 감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