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령관' 정은경, 복지장관 후보 지명···"의정갈등 신속 해결"
"돌봄 국가책임 강화···국민 건강권 보장" 저출생 해결·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의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이재명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정은경 후보자는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으로 의정갈등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정 후보자는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같은 학교에서 예방의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1998년 질병관리청의 전신인 국립보건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거쳤다.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이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당시 언론 브리핑을 맡아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다른 공무원들과 함께 징계받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여성 최초로 차관급인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2020년 9월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초대 청장이 됐다.
특히 정 후보자는 2020년 본격화한 코로나 팬데믹의 방역을 주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사태 초기 감염 확산을 막고 브리핑을 자주 진행하면서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 올리기도 했다.
5년 가까이 방역 일선에 있었던 그는 2022년 5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엔 서울대병원 임상교수로 강단에 섰다. 21대 대선을 앞두고는 더불어민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 뒤로 꾸준히 복지부 장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정 후보자는 흔치 않은 여성 방역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관료 생활을 20년 넘게 했던 만큼 복지부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직에 오르면 정진엽 전 장관(2015~2017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의사 출신 장관이 된다.
눈앞에 놓인 과제는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 해소 등이다. 정 후보자는 지명 직후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 대응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을 검토하고 준비하겠다"며 "복지부 장관이 되면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으로 의정갈등을 신속히 해결하고 국민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의료개혁을 추진해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최근 배우자의 주식 논란이 불거지면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자가진단키트 사용 등을 당부하던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수혜주'로 분류되는 해당 품목 생산 업체 주식을 사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지난 2022년 배우자 명의로 손소독제 원료 생산 업체 주식을 보유 중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는데, 그 외에도 더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복지부 2차관에는 이형훈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이 발탁됐다. 이 신임 2차관은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산업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앞서 복지부 1차관에는 이스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1차관은 행정고시(40회)를 통해 공직에 들어선 뒤 복지부 건강정책국장, 연금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