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오픈AI 스토커?···앤스로픽, 日 법인 설립 '따라 걷기'

결국 데이터 확보라는 같은 목적 생산성 강조하며 시장 확대 도모

2025-06-26     이상헌 기자
앤스로픽은 올해 가을 도쿄에 일본 법인을 세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 앤스로픽

오픈AI의 경쟁사를 자처하는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일본에 법인을 세우며 아시아 진출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작년 일본에 먼저 자리를 잡은 오픈AI를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올해 가을 도쿄에 일본 법인을 세운다. 일본 법인을 아시아의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출한다는 취지다. 이미 유럽에는 영국 런던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은 일본이 처음이다.

앤스로픽은 일본의 AI 서비스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컨설팅기업 Pwc재팬에 따르면 일본은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에 기대가 크면서도 업무에 AI를 도입한 비중이 미국이나 중국, 영국에 비해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앤스로픽 일본 법인은 법인 영업과 고객 지원 업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지금까지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협력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고객을 확보했던 것과 달리 AI 모델 클로드의 일본어 인터페이스 성능을 개선하는 등 직접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클로드의 성능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사용하는 소스코드 생성에 강점을 가진 앤스로픽은 지난달 출시된 클로드4의 경우 코드 생성에 있어 오픈AI나 구글의 AI 모델의 성능을 능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앤스로픽은 일본의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를 AI 수요 확산의 기회로 보고 있다. 실제로 파나소닉, 라쿠텐 등 일부 일본 대기업과는 협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오픈AI가 일본 정부와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인 데 비해 앤스로픽은 후발 주자로 기능적 인지도가 아직 낮다는 분석도 있다.

앤스로픽은 한국 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코리아 빌더 서밋’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크리거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케이트 젠슨 매출 총괄 책임자는 “AI 모델 클로드를 통해 기업들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자 한국에 왔다”며, “2025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첫해가 될 것이며,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리오 아모데이를 비롯한 앤트로픽 공동창업자들은 오픈AI의 상업화 흐름에 반기를 들고 나와, ‘보다 안전한 AI’를 만들겠다는 명분 아래 회사를 설립했다. 특히 다리오는 GPT 개발을 이끌었던 오픈AI의 핵심 연구자로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AI는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샘 올트먼과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클로드 시리즈에도 이 같은 철학은 반영돼 가드레일(guardrail)이라는 안전장치를 통해 응답의 도덕성과 안정성을 강화했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법인 설립을 포함한 일련의 행보에서 앤트로픽이 실제로는 오픈AI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인공지능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시장 확장과 데이터 확보라는 동일한 목적을 향해 움직이고 있을 뿐"이라며 "안전이라는 가치가 마케팅 수단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