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충돌에 '3차 대전' 우려···전문가들 "확산 가능성 낮다"
중국 등 타 국가 개입 의지 낮아 양안 관계에 간접적 영향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공격하면서 제3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태도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른 국가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3일(현지 시각)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후 약 24시간 만에 첫 반응을 보였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맞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거론은 없었다.
미국은 지난 22일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전격 공습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처음 대규모 선제공격을 감행한 지 8일 만이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의 보복 강도에 따라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SNS 등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현재 국제 정세를 봤을 때 이란을 편들어 맞서 싸울 국가가 없다는 것이다. 인남식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소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제3차 세계 대전으로의 확대는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인 연구소장은 "현재 이란을 편들어 같이 싸울 나라가 없다"라며 "이란과 이스라엘의 싸움에 미국이 가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동 지역의 확전에 대해서도 "중동 내에서 이란과 같이 판을 흔들 나라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도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중동·이슬람센터 센터장도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제3차 대전으로의 확산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외교적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하는 의견을 낸 것과 별개로 이란을 지원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의 지원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강행한 상황에서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게 되면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관세를 둘러싸고 미국과 일어난 갈등을 안정시키려 노력 중이다.
다른 중동 국가들도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 규탄 성명을 냈지만 적극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다. 전쟁에 휘말릴 위험을 우려해서다. 실제로 요르단은 미국의 핵 시설 공습 이후 이란이 보복 발사한 미사일이 자국 영공을 향하자 이를 격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간접적인 영향은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이 중동 정세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켈 빌라 국제정치 컨설턴트는 영국 뉴스플랫폼 언허드에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중동으로 집중되면 중국은 시 주석의 오랜 계획이었던 '대만 침공'을 실행할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오전 3시부터 핵심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 나탄즈 등 이란의 15개 지역에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데에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임박과 가자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의 총리에 국내 정치적 위기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