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 하반기 양산에 '스피드전'···삼성은 'MI350'로 응수
엔비디아 GPU '루빈'에 HBM4 탑재 임박 HBM3E 比 I/O 두 배, 가격도 최대 30%↑ 삼성, AMD 'MI350'에 HBM3E 선제 공급 ‘MI400’ 정조준···HBM 주도권 경쟁 격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를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양사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부터 HBM4 양산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Rubin)'에 탑재될 HBM4 샘플을 오는 9월 중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HBM4 12단 제품은 고객 수요에 맞춰 올해 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특정 시점의 납품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HBM4는 이전 세대인 HBM3E보다 입출력(I/O) 단자 수가 1024개에서 2048개로 두 배 늘고 다이(die) 크기도 커진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설계 복잡도는 높아졌지만 성능 향상과 함께 약 30% 이상의 가격 프리미엄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연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주요 고객사와 공급 일정을 긴밀히 조율해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생산과 납품 일정을 유연하게 운영해 시장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AMD의 차세대 AI 칩 'MI350' 시리즈에 자사의 HBM3E를 공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번에 공급된 제품은 36GB 용량의 12단 적층 HBM3E로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적층해 구현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기존 8단 제품 대비 용량과 성능이 50% 이상 향상됐으며 초당 1280GB의 대역폭과 1024개 I/O 채널에서 10Gbps 속도를 지원한다. 1초에 UHD 영화 약 40편 분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고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번 공급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 예정인 AMD의 HBM4 기반 AI 칩 'MI400' 시리즈 수주전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