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는 회복, 소비는 정체···새 정부 첫 경기 진단 "여전히 하방 압력"
기획재정부 '최근 경제동향' 발표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 지속 돼 전문가 "건설경기 내수와 밀접한 관련"
새 정부가 처음 내놓은 경기 진단에서 여전히 경기 하방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산업 생산·소비·투자 등 전방위 지표가 위축되는 가운데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확대와 통상리스크 대응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로 대외여건이 악화되며 수출이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은 5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3% 줄며 두 달 연속 감소했고, 광공업 생산(-0.9%), 서비스업 생산(-0.1%), 건설업 생산(-0.7%) 등 전 산업 생산도 0.8% 감소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 줄었고, 설비투자도 0.4% 줄며 위축세가 이어졌다.
다만 일부 심리지표와 소비자물가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8로 전월보다 8.0포인트 상승했고 기업심리지수도 2.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2.7% 오르며 오름폭이 다소 축소됐고 고용지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되며 실업률이 2.8%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정부는 이달부터 본격 집행된 1차 추경이 내수 회복을 일부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2차 추경도 조속히 편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최근 국내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회복, 소비 활성화 및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한 추경을 속도감 있게 마련 및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소비를 보면 1분기 GDP 기준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줄며 감소세로 전환됐고 4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보다 0.9% 줄었다. 내구재(-1.4%), 준내구재(-2.0%), 비내구재(-0.3%) 등 모든 품목군에서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 상승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향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0% 감소하고 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도 둔화하는 등 부정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내수 회복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려면 정책 간 조율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추경은) 금리 인하 흐름과 맞춰가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건설 경기가 내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건설 경기 부양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