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패션 글로벌화’ 선도 나선 무신사···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
K-패션 해외 진출 지원 전략 공개 글로벌 물류·마케팅 솔루션 제공 “상장 순차 준비 중, 타이밍 중요”
무신사가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K-패션의 글로벌화를 위한 발판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해외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K-패션'의 성공을 돕기 위한 파트너 전략을 최초로 공개했다. 국내 브랜드들이 글로벌 스토어에 입점하는 것을 비롯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 물류 등의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는 일본, 중국, 동남아, 중동 등 주요 거점 지역별로 현지 '톱티어' 수준의 협력 파트너와도 손을 맞잡을 계획이다.
무신사는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5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 앞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전체 세계의 패션 시장에서 한국 패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 남짓”이라며 “3000조에 가까운 시장의 기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업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문화를 표방할 수 있는 산업이 해외에서 크게 환영받고 있는 지금이 바로 K-패션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한국 패션 브랜드 중에서 글로벌 성공 사례는 부재한 상황"이라며 “K-팝 성공의 이면에는 훌륭한 연예 기획사, K-콘텐츠는 넷플릭스라는 큰 플랫폼을 발판 삼았듯이 해외로 성장해 나가려면 함께 가는 동반자가 있어야 하는데 K-패션에는 그런 동반자가 과거에 없었다. 앞으로 무신사가 그 전략적 파트너가 돼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2030년까지는 앞서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던 국가 대부분에 온오프라인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판매 채널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2030년까지 거래액 기준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만 3조원의 사업 규모를 만들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스토어 입점과 더불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필요한 마케팅과 물류 등의 솔루션을 구축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본의 조조, 중국의 안타 등 현지 톱티어 수준의 협력 파트너와 손을 잡아 현지 진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위한 지원 방안으로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 △국내-글로벌 스토어 입점 연동 △국내-글로벌 앱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위해 글로벌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입점 브랜드가 국내에 있는 무신사 물류센터에 상품 재고를 입고하기만 하면, 국내와 해외 고객 주문에 대응하는 물류 전 과정을 풀필먼트 서비스로 제공한다.
특히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는 물류 전진 배치 서비스를 론칭해 기존에 1주일 안팎으로 걸리던 배송 기한을 1~2일로 단축했다. 현재 일본에서 물류 전진 배치 서비스를 받고 있는 마뗑킴은 현지 풀필먼트 서비스 제공 전과 비교해 일 평균 거래액이 7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신사는 8월부터 파트너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내 스토어와 글로벌 스토어 간의 입점 연동 시스템도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2000여 개인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 수도 8월 이후에 8000개 이상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무신사는 국내와 글로벌 앱을 통합해 현재 제공하고 있는 검색, 추천, 랭킹,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해외 고객들에게도 제공한다.
무신사는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온·오프라인 진출을 가속화한다. 현재 글로벌 스토어가 판매하고 있는 13개 타겟 지역을 중국, 유럽을 넘어 중동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도 출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무신사는 2021년에 첫 해외 자회사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했다. 일본 시장에서의 지난해 브랜드 사업 실적은 2021년 대비 17배 성장했다. 올해는 일본과 중국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태국에 진출한다. 2030년까지는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북미와 동남아시아 지역까지도 오프라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신사가 2022년 론칭한 글로벌 스토어는 거래액이 연평균 260%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4월말 기준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는 2000여 개에 달한다. 4월 기준 글로벌 스토어 MAU(월간 활성 사용자수)도 300만 명에 이른다.
박 대표는 “2018년에 무신사의 총 거래액은 5000억원이 안됐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4조5000억원에 도달했다”며 “국내에서 만들어 냈던 시장 기회를 해외에서도 똑같은 규모로 만들어 내 K-패션 브랜드에게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무신사의 상장 준비에 대해 박 대표는 “글로벌 사업은 2022년부터 시작했는데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며 “IPO를 글로벌 확장에 중요한 투자 방식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주관사 선정, 타이밍 등도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자금 조달 비용으로서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할 거래소가 국내냐 해외냐에 대해선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며 “사실 기관 투자사 관점에서는 국내나 해외나 무신사에 관심을 보여주는 투자자들이 많아서 다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