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허니문 랠리'에 증권주 고공행진···상승세 계속될까
새 정부 증시부양 기대감에 증권주 강세 '정책 수혜' 가능성에 연일 최고가 경신 거래소 파생상품 야간거래도 긍정 요인 정책 집행까지 시간 필요한 점 고려해야
최근 증권업종이 새 정부 증시 부양책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큰 폭으로 치솟았다. 코스피 5000 달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권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아직 더 오를 가능성에 대해선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59.53%로 KRX 업종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선 두 달 전인 지난 4월 7일부터 이달 5일까지 KRX 증권 지수는 54.15%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20.8%)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상장 증권사 중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 증권의 주가 상승률은 두 달 만에 8770원에서 1만7820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이어 △상상인증권 99% △신영증권 69.2% △부국증권 68.3% △한국금융지주 67.3% △유진투자증권 62.3% 등 순이었다.
증권업종의 주가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한 대선 후보들이 증시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아울러 하반기 추경 편성에 따른 유동성 증가, 한국 금리인하 사이클, 규제 완화 등도 증권주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거래 대금 규모는 증가세다. 지난 5월 하루 평균 국내 증시 거래 대금 규모는 20조2000억원으로 올해 1분기(1~3월)보다 9.1% 올랐다. 올해 월평균 해외 주식 거래 대금 규모도 작년보다 14.7%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 5000 시대에 대한 기대와 추경, 금리 인하, 규제 완화 등이 증권주에 폭발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증권주의 구조적 상승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짚었다. 이어 "증권주는 아직도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현시점에서도 목표주가 상향 여지가 충분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커버리지 대상 대형 증권주들이 무차별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실제 정책 집행까지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조정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배당소득세 관련 논의 등이 추가로 진행돼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 급등에 대응하기보다 정책이 확정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중기적으로 매매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한편 오늘부터 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 야간 거래를 자체 운영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이익이 증가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체 야간 파생상품 거래로 밤 시간대 글로벌 증시에 대한 실시간 대응 유용성이 커지며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수수료 수익 증가와 증권사 배당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유에서다.
그간 거래소는 파생상품 정규 거래는 자체 운영하고, 야간 거래는 유럽 파생상품거래소인 유렉스(Eurex)와 연계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이는 지난 5일 종료됐다. 이번 파생 야간 거래 자체 운용으로 수수료 수익이 늘면서 증권사의 현금 배당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