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14건 수사에 주가 반토막···백종원 단독 체제·300억 승부수 통할까
원산지 논란 등 14건 경찰 수사 백종원 단독 체제 전환 선언 300억 상생안·주가 반등 노려
악재 겹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대규모 할인행사 진행에 이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책임 경영을 통한 이미지 쇄신과 주가 부양에 힘쓰는 모양새다. 최근 30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책을 내놓으며 통 큰 가맹점 지원에 나선 더본코리아는 이를 주가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이날부로 기존 백종원·강석원 각자 대표 체제에서 백종원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각자대표 체제에서 발생했던 의사결정 지연과 책임소재 불명확성을 해소하고, 백종원 대표가 직접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더본코리아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전략기획본부를 신설해 리스크 통합 대응과 경영 효율화, 관리체계 정비를 총괄한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원산지 표기, 식품 안전, 가맹점 관리 등 주요 이슈 해결을 위해 품질, 가맹, 유통 분야에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이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품질 및 식품안전 전담팀 확대, 가맹사업본부 이원화, 해외상품 수출 전담조직 신설 등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윤리경영과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감사팀, 홍보팀, 정보보안팀을 신설했다. 감사팀은 내부 통제와 준법경영 체계 확립을, 홍보팀은 전략적 소통과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정보보안팀은 정보 보호 체계 강화를 담당하며, 대내외 신뢰 회복의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더본코리아가 이처럼 책임경영에 나선 까닭은 회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2월부터 빽햄의 가격 및 품질 논란을 시작으로 자사 제품의 원산지 허위 표기, 부적절한 조리도구 사용, 불법 농지 전용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덮죽’ 제품에 국내산 새우 대신 베트남산 양식 새우를 사용하고도 ‘자연산 새우’라 광고한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빽다방’의 고구마빵 원산지 허위 표시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여기에 허가받지 않은 조리도구를 가맹점에 공급했다는 민원과, 충남 예산 백석공장의 농지법 위반 의혹까지 불거지며, 현재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수사 건수는 현재 총 14건에 이르고 있다.
백 대표는 두 차례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여론은 차가웠다. 백 대표의 방송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촬영 중이거나 이미 촬영을 끝낸 흑백요리사2, 장사천재 백사장3, 남극의 셰프 등은 방영 연기 등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논란은 더본코리아 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상장 첫날인 지난해 11월 6일 6만4500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지난달 27일 최저가인 2만53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가맹점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다. 차규근 의원(조국혁신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카드사 4곳의 매출 자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주요 브랜드인 홍콩반점과 새마을식당의 가맹점 매출이 3월을 기점으로 약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대비 4월 일평균 매출은 홍콩반점이 18.5%, 새마을식당이 17.6% 줄었으며, 두 브랜드 모두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매주 매출 하락세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피해를 우려한 백 대표는 30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책을 내놓았다. 빽다방, 홍콩반점 등 더본코리아의 20여개 브랜드에서 본사가 전액 부담하는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콩반점에서는 10~11일까지 짜장면을 기존 가격 대비 40% 할인된 3900원에 제공하는가 하면, 빽다방에서 10~12일에 아메리카노를 500원에 판매하는 등의 할인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백 대표의 통 큰 가맹점 지원에 주가 반등의 움직임도 보이는 모양새다. 실제로 더본코리아 주가는 더본코리아가 할인 행사를 발표한 이후인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연속 상승하는 추세다. 이달 2~5일까지 각각 전일 대비 2.5%(650원), 2.1%(550원), 1.3%(350원) 올랐고, 백 대표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이날은 장마감 기준 전일 대비 2350원(8.62%) 오른 2만9600원에 마감했다.
백 대표는 주가 부양을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수출용 소스 8개를 개발할 예정으로 현재는 6개 개발이 완료됐고, 스리라차, 타바스코와 같이 전 세계인이 어디서나 한식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소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또한 독일의 대형 유통업체인 ‘글로부스’로부터 비빔밥 브랜드와 메뉴를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았고 다음 달에 해당 유통업체 푸드코트에서 ‘코리안 백스 비빔’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이번 위기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준엄한 경고”라며 “배수진의 각오로 반드시 기업의 혁신과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