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2기 추가 잭팟 기대···테믈린 3·4호기 건설땐 50조원대 수주고

두코바니 2기 수주, 유럽 진출 교두보 5년 내 추가 발주시 한수원 수주권 확보 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최대 수혜’ 

2025-06-05     유준상 기자
안덕근(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7일 프라하 체코 총리실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등 한국과 체코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체코 원전산업 협력 약정 체결식에서 약정서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난 4일(현지시간) 체결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계약은 단순히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상업용 원전을 최초로 건설한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체코가 추가로 원전 2기를 지을 경우 총수주액은 최대 50조원을 웃돌게 돼 25조원이었던 바라카 원전의 2배 이상 규모로 평가된다. 탈원전의 아픔을 딛고 한국 원전 생태계 부활의 축포를 터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현재 국가에너지·기후정책의 탈탄소화 전략에 따라 원자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 4기의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2022년 3월 입찰이 개시될 당시 사업 규모는 두코바니 5호기(원전 1기) 건설이었지만 2024년 1월 체코 정부는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한수원 등 입찰사에 추가 3기(두코바니 6, 테믈린 3·4) 구속제안서가 포함된 입찰서 제출을 요청했었다.

이후 체코 정부와 EDU II는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하면서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테믈린 3·4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체코 정부가 향후 5년 이내에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발주사와 협상을 거쳐 테믈린 3·4호기 계약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외에 테믈린 지역에 추가로 2기의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며 “계약 조건에 따라 향후 5년 이내에 이를 결정할 경우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체코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이행은 폴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의 신규 원전 발주 사업에서도 한국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한국 원전이 유럽 표준 및 규제 요건을 충족하며 안전성과 기술력을 입증했음을 의미하며 향후 유럽 원전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한수원은 주계약자로서 팀 코리아인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정비) 등과 함께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역무 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중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이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 예산은 26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액은 사업비의 20~25%인 5조원에서 6조원, 대우건설은 15~20%인 4조원에서 5조원이다. 두 기업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키 플레이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입찰에서 탈락한 프랑스 EDF가 체코 법원과 유럽연합(EU)에 한수원이 역외보조금규정(FSR)을 어겼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법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비록 최고행정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했지만, 본안 소송이나 EU 차원의 조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번 수주 잔고는 착공에 착수하는 2029년 실적부터 반영된다. 체코는 테믈린에도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인데 한수원이 이번 수주로 우선협상권을 갖게 되면서 추가 수주도 가능한 상황이라 두 기업이 유리한 포석을 점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