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다녀간 발걸음"···이재명 선친 묘 찾은 지지자들 누구?
민주당 캠프도 몰랐던 비공식 참배 주민들 "정치적 방문 같지 않았다" 뒤늦게 알아차린 지역 사회도 반향
대통령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일대에서 조용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부친 고(故) 이경희 씨의 선영을 일부 지지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찾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한 것.
1일 경북 봉화 명호면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이재명 후보의 선영을 찾은 방문자들은 별다른 안내나 사전 고지 없이 조용히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 A씨는 여성경제신문에 "처음엔 누가 다녀갔는지 몰랐고 특별한 소란도 없었다"며 "며칠 지나고 나서야 그날 이 후보 지지자들이 선산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경북 봉화면 청량산은 이 후보의 부친이 묻혀 있는 선영이 자리한 곳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방문자들은 묵념이나 짧은 참배 외에 별다른 의식을 진행하지 않았다. 정치적 구호나 상징, 언론 노출을 위한 사진 촬영도 없었다. 동행 인원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공식 일정을 알리는 캠프 측 공지나 지역 언론 보도도 없었던만큼 외부에는 사실상 노출되지 않은 비공식 일정이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캠프 차원의 선거 전략이나 행사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지역 주민 B씨는 “선거철이면 항상 정치인이 오고, 방송국도 따라오는데 이번엔 그런 게 전혀 없었다”며 “그냥 개인적 방문 같았고 다녀간 사람들도 정치인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문자들의 행보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자 오히려 이례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명호면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C씨는 “조용히 왔다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궁금해졌다”며 “정치인이든 지지자든, 말 없이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인상 깊다”고 밝혔다.
봉화 지역은 이재명 후보가 유년기를 보낸 안동과도 가까운 위치로 정치적 루트가 닿는 상징적 고향 공간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선거를 앞두고 특정 지역이나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방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같은 조용한 행보는 이례적이다.
지역 내에서 이번 방문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그 조용한 다짐이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며 “소란보다 사람의 방식이 오히려 오래 남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해당 방문에 대해 여성경제신문에 “이 후보 본인의 공식 일정은 아니다”며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6월 3일 본투표를 앞두고 선거전이 전국적으로 과열되는 상황 속에서 조용한 발자취로 지지의 뜻을 전하려는 움직임이 뒤늦게 지역 주민들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