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더봄] 신비로 가득 찬 별장, 포르투갈의 헤갈레이라
[전동수의 프롬나드] 신비주의·상징주의로 가득 찬 궁전과 정원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17세기부터 여러 귀족들의 소유지였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개발된 것은 20세기 초
지난 3월 8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체류하는 동안 리스본 호시우역에서 기차를 타고 신트라역에 도착해서 1253번 버스로 포르투갈의 땅끝마을 호카곶을 찾았다. 호카곶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었다.
다시 1253번 버스를 타고 신트라로 가다가 중간에 1242번으로 갈아타고 아제나스 두 마르(절벽 마을)를 둘러보았다. 다시 1254번 버스를 타고 신트라에 도착하여 헤갈레이라 별장까지 걸어가면서 폭우를 만났다. 3월의 포르투갈은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렸다.
헤갈레이라(Quinta da Regaleira)는 신비주의와 상징주의로 가득 찬 궁전과 정원이 있는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1995년에 지정되었다. 17세기부터 여러 귀족의 소유지였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개발된 것은 20세기 초이다.
브라질 출신의 사업가이자 수집가 안토니우 아우구스투 카르발류 몬테이루(António Augusto Carvalho Monteiro)가 1892년에 이 부지를 매입해서 루이지 마니니(Luigi Manini) 이탈리아 건축가에게 궁전과 정원 설계를 맡겼다.
고딕, 르네상스, 마누엘 양식, 이슬람풍 등 다양한 건축 요소가 결합한 건물들은 프리메이슨, 템플 기사단, 연금술, 로사크루시안(Rosicrucianism) 같은 비밀 결사와 관련된 상징과 구조가 많다.
많은 건물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지하 나선형 우물(Initiation Well)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곳으로 방문객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유적지이다. 나선형 우물의 사용 목적은 실제 물을 저장하거나 공급하는 기능적인 우물이 아니었고 종교적·철학적·영적 '입문(initiatic)' 의식을 위한 상징적 장소로 설계되었다고 알려진다.
프리메이슨 및 신비주의 상징인 우물 내부에는 9단의 나선형 계단이 내려가며, 단테의 ‘신곡(지옥 편)’에 등장하는 9개의 지옥 층을 상징한다.
그 외에도 정원과 건물 내부를 연결하는 지하 터널 네트워크, 독특한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가 어우러진 구조의 궁전 (Palace), 프리메이슨 상징들이 숨어 있는 작은 예배당인 고딕풍 예배당(Chapel)이 볼거리이다.
헤갈레이라에서 볼트 택시(10유로)를 타고 페나 궁전에 들렸다가 434번 버스(4.70유로)를 타고 신트라역으로 와서 기차(2.90유로)를 타고 리스본으로 돌아왔다.
여성경제신문 전동수 월간 아츠앤컬쳐 대표이사·발행인 simonjd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