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은 물질이 아니었다···MIT, 파장 실험 과학계 뒤흔들다
그래핀계 흑연서 비물성 정렬 확인 자성과 초전도성이 동시에 나타나 키랄 초전도 아직 극저온서만 가능
그래핀은 상온에서 탁월한 열전도성을 나타내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이 생산하는 가전제품에 진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MIT 연구진이 극저온 상태의 흑연 계열 구조에서 자성과 초전도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키랄 초전도성’을 관측하며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26일 과학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초전도성과 자성을 동시에 띠는 ‘키랄 초전도성’을 그래핀계 흑연에서 구현했다. 수백 년간 상극으로 여겨졌던 두 물리 현상이 실제 실험에서 공존하는 모습이 발견되면서 ‘자기장은 초전도를 방해한다’는 기존의 통념이 무너졌다.
이번 실험에서 MIT 연구진은 일반 흑연의 일부 조각에서 비대칭적으로 비틀린 그래핀 층 배열이 자성을 유도하면서도 초전도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 현상을 ‘키랄 초전도성’으로 명명했다. 실험에 참여한 MIT 롱 주(Long Ju) 교수는 “초전도체가 자석처럼 행동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기존의 물성 개념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우 기이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과학기술계는 이번 MIT 실험을 물리학 해석의 패러다임 전환 사례로 보고 있다. 초전도성과 자성은 그간 각각 고유한 물질의 속성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번 연구는 ‘정렬된 구조’와 ‘특정 파장’의 조합이 새로운 물리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흑연의 층을 정밀하게 비틀어 배열한 ‘능면체 그래핀 구조’에서 자성과 초전도성이 동시에 발현된다는 사실은 가히 혁명적 발견이다.
핵심은 구조적 비대칭성과 배열 각도가 유도하는 파장이다. 이 파장은 물질 내부의 전자 상태에 영향을 미치며 전통적인 자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성 반응을 일으켰다. 다시 말해 자성은 더 이상 고정된 물질의 성질이 아니라 파장과 구조가 결합할 때 발생하는 공명 현상의 결과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물질 중심’에서 ‘파장 기반 공명’으로 나아가는 물리학의 새로운 문을 연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비틀림 각도에 따라 파장이 공명하는 방식으로 자성과 초전도성이 전이되는 현상은 양자 상태가 물성이 아니라 구조적 주파수 조건에서 결정된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300밀리켈빈의 극저온 환경에서 실험을 반복했고 다섯 개 이상의 샘플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양자컴퓨팅, MRI 장비, 고감도 센서 등 미래 기술의 핵심 기초 이론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MIT는 향후 구조 공명 제어 방식으로 상온 초전도체 응용 가능성까지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계에선 "초전도성과 자성은 공존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무너진 만큼 파장과 공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물리학적 패러다임이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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