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골드만삭스 본사로 직행···K-밸류업 영업 속내는

EU 방문 계기로 투자자에 직접 IR 설명회 WM 맞춤형 신한 글로벌화 전략과 맞물려 韓지사 무용론 부상, 이젠 직접 소통 시대

2025-05-25     이상헌 기자
지난 20일 런던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앤써니 굿맨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공동대표가 면담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유럽 주요 금융 허브를 순회하며 직접 투자자들을 만났다. 그룹 회장이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영업의 최전선에 나선 전례 드문 행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유럽 방문 기간 중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주요 경영진과도 연쇄 미팅을 진행했다. 한국 법인을 마다하고 현지 정무 감각이 뚜렷한 인물들과 장기 전략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신한금융은 진 회장은 런던·프랑크푸르트·바르샤바 등을 돌며 일주일간의 해외 IR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서 글로벌 WM(자산관리) 전략과 조직 운영 방식 등을 공유하며 내부 철학의 재정립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 회장의 이번 행보는 겉으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주주환원율 확대 △CET1 비율 제고 등 밸류업 이행 상황을 알리는 순회였지만 실제 동선은 신한금융의 글로벌화 전략을 유럽 현지 수요와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골드만삭스, KOTRA, 현지 법인들과의 연쇄 미팅은 금융·인프라·자산관리(WM)를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전략 기획의 무대로 활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WM 고도화, IB(투자은행) 경쟁력 강화는 진 회장 취임 일성이었다.

금융권에선 회장이 직접 IR을 책임지는 전략은 대내외적으로 메시지 일관성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만들기 위해선 글로벌 감각과 국내 현실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진 회장이 '탑다운 전략'이 아니라 ‘직접 뛰는 경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긴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금융권과 글로벌 IB 간 협업은 대부분 한국 지사를 통해 이뤄져 왔다. 하지만 국내 지사를 통한 소통이 ‘명함만 있는 접촉’에 그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또한 현지 대표자가 정치적 사안에 연루된 경우에도 본사 차원의 통제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드물지 않았다.

금융권 한 핵심인사는 여성경제신문에 "진 회장이 특정 금융그룹의 본사를 직접 찾은 건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실질적인 인맥과 핫라인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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