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사전투표 참여'로 노선 분리···이준석 버리는 정면돌파
투표용지 인쇄로 단일화 실익 사라진 시점 이준석 "100% 단일화 없다"는 주장 틈 타 선거공학 착시 끊고 책임의 무게 중심 이동
국민의힘이 줄곧 추진해 온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시도는 실질적 데드라인을 넘기며 동력을 상실했다. 사전투표용지 인쇄일인 5월 25일이 지나면서 투표용지 ‘사퇴’ 표기 없이 안내문만 부착되는 상황이 되면서다.
또 무엇보다 이준석 후보 본인이 "단일화는 100% 없다"고 일축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기대는 정치적 착시일 뿐이라는 점도 분명해졌다. 이제는 대선 승패를 넘어 보수 진영 내부의 방향성과 전열을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선 김문수 후보의 사전투표 참가 선언이 전환점이란 해석이 나온다. 단일화 기대가 무너진 자리에, 독자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의 전략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사전투표에 대한 보수 유권자의 불신을 직접 해명하고,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그간 이준석 후보가 김문수를 향해 '사전투표 음모론자'라고 낙인찍으며 단일화 불가론의 논거로 삼아온 지점을 정면으로 반박한 행보이자 단일화를 거부한 이준석에게 향할 정치적 책임의 구조를 미리 정리하는 포석이 될 수 있다.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선 여전히 단일화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준석과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고,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단일화만 성사되면 해볼 만하다'는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단일화 없는 패배보다 더 위험한 것은 단일화에 모든 걸 걸고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선택이라는 자각이 김문수 캠프의 방향을 분명히 바꾸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이제는 투표율 관리, 지지층 재결집, 조직력 복원이라는 본질적 과제에 집중할 때라는 판단이 설득력을 얻는다. 사전투표 참여 독려와 보수 유권자와의 신뢰 회복에 전념하는 것이 실익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점점 더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한 것.
김문수 후보의 사전투표 참여는 출마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정치적 행위이자 사퇴 가능성이나 단일화 여지에 종지부를 찍은 선언으로 해석된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 이후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방식의 단일화는 허위사실 유포나 이중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국민의힘의 이번 대선은 사실상 완주를 전제로 한 전략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 시점에도 단일화를 거론하는 안철수 등 일부 인사들은 선거 이후 보수 진영 내부 정비 과정에서 책임 소재 재점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각자의 선택이 남기는 정치적 책임의 무게를 분명히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