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준 더봄] 흐린 날 수평선으로 걸어가라 (詩)
[최익준의 낭만밖엔 난 몰라] 당신의 그 하루 실존은 어떤 흐린 날의 상처보다 힘이 세기 때문이다
2025-05-23 최익준 박사·산업정책연구원 교수/(주)라온비젼 경영회장
당신의 새벽기도에 신의 응답이 없다면
날 밝아 지질한 하루가 어제와 다르지 않다면
괜스레 친구를 깨우지 말고 수평선으로 나아가라
바다로 나아가 보면
헤르만 헤세의 허무한 구름 조각을 밀어내고
태평양 함대를 띄워준 파도의 포말들이
당신의 하루를 힘차게 때리거나 구멍 난 상처를 하얗게 씻을 테니
수평선으로 홀로 깊이 밀고 바라보라.
어마무시한 풍력은 밀물과 썰물을 밀어붙이고
인공지능에 지린 몸뚱이를 시퍼렇게 물들일 테니
반나절만 스마트 폰을 끄고 수평선으로 걸어가라
당신의 그 하루 실존은
어떤 흐린 날의 상처보다 힘이 세기 때문이다
여성경제신문 최익준 박사·산업정책연구원 교수/(주)라온비젼 경영회장 sebastianchoi@hanmail.net